중앙일보 2024. 10. 8. 00:47
일본 자민당 장기 집권의 배경엔
경쟁과 포용 통한 당 내 정권교체
위기의 한국 정치, 변화 모색해야
일본 정치는 전 세계적으로 사례가 적은 ‘1개 정당 우위 체제’다. 1955년 창당된 자민당이 정권을 내려놓은 건 1993~94년 비(非)자민·비(非)공산 연립정권 때와 2009~2012년 민주당 정권 시절뿐이다. 대신 당 내부적으로 여러 파벌이 대립하고 경쟁하며 정권을 교대로 담당해 왔다. 기시다 정권 때 터진 정치자금 스캔들로 이제 대부분의 파벌은 와해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헤게모니 견제와 당내 정권 교체 효과 등 파벌의 순기능도 솔직히 없지 않았다.
자민당이 지향해 온 ‘타원의 정치’ 철학도 주목할 만하다. ‘원은 중심이 하나, 타원은 중심이 두 개, 즉 두 중심이 서로 경쟁하고 다른 의견도 포용하며 균형을 잡는 정치’를 추구한다는 의미다. 원래는 자민당 내 리버럴계 명문 파벌 고치카이(宏池會)를 지탱해 온 원칙이었는데 자민당 전체로 전파됐다. 패권보다는 밸런스와 균형을, 독선과 독단보다는 집단 지성을 앞세워야 한다는 취지다.....유례가 없는 자민당의 장기 집권엔 이런 유연한 사고 틀이 큰 역할을 했다.
자, 이제부터는 한국 정치 이야기다....국민들이 부여하는 민주적 정당성이 중요한 가치임엔 틀림이 없다. 하지만 그 민주적 정당성이 경험 미숙을 가리거나, 독주와 오만을 합리화하거나, 비판에 귀를 닫는 수단으로 변질되는 모습을 우리는 너무 생생하게 목격해 왔다. 반대로 그 절대적 권력을 뺏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극단적인 야당의 행태도 비일비재했다. 중도 확장보다 진영 결집이 우선시되는 풍토도 우리의 대통령제와 무관치 않다.
이쯤 되면 우리도 새로운 실험이나 대안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즘 한국 정치를 보면 어떤 제도든 지금보다 더 바닥일까 하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여러분들 견해는 어떠신가.
https://v.daum.net/v/20241008004746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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