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11. 23. 00:45
[김동현 기자의 방구석 도쿄통신]
“탈세로 오염된 돈을 당신에게 송금할 겁니다. 그 돈을 다른 계좌에 보내주기만 하면 송금액의 10%를 보수로 드리겠습니다.”
지난 17일 일본 소셜미디어에 “급전으로 30만엔(약 270만원)을 벌 수 있다”며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기자가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메시지를 보내자 한 시간 뒤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외국인도 가능하냐’는 물음엔 “계좌만 있으면 된다. 다만 본인 계좌를 쓰면 동결될 위험이 있으니 다른 명의 계좌를 살 수 있는 업체를 소개해 주겠다”고 했다.
최근 소셜미디어에 급전을 미끼로 한 불법 아르바이트 공고가 활개치면서 일본 전역이 공포에 떨고 있다고 NHK 등이 보도했다. 기자가 안내받은 것 같은 돈세탁을 비롯한 각종 금융 범죄부터 심하게는 강도·살인 같은 강력 범죄 청부가 X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이를 ‘어둠의 아르바이트’라는 뜻으로 ‘야미바이토’라고도 부른다.
NHK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이달 초까지 도쿄와 인근 수도권에서 발각된 야미바이토 범죄만 20건에 달한다. 지난 2일엔 야미바이토에 나선 20대 청년들이 도쿄의 한 주택에 창문을 깨고 들이닥쳐 70대 거주자를 테이프로 묶고 현금을 훔쳐 달아났다. 지난달 요코하마시에선 야미바이토 범죄단이 20만엔을 훔치기 위해 75세 남성을 살해했다.
야미바이토는 보통 최초 의뢰인부터 범죄를 총괄하는 ‘지시역’, 소셜미디어에서 사람을 구하는 ‘중개역’과 직접 범죄를 실행하는 ‘실행역’ 등 많게는 4개 이상 단계에 걸쳐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이 철저하기로 유명한 텔레그램 같은 모바일 메신저로 보통 연락을 나눈다고 한다. 서로 얼굴은커녕 실명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 한 명이 붙잡혀도 다른 가담자를 추적하기는 어렵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https://v.daum.net/v/20241123004528942
급전 미끼로 ‘어둠의 알바’… 공포에 떠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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