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11. 17. 05:30
[이하원 기자의 외교·안보 막전막후 <34회>]
아베, 레이와 시대 개막을 동맹강화에 활용
나루히토 즉위 직후 트럼프를 첫 국빈 초청
미국산 소고기 특제 햄버거 등 세밀한 준비
트럼프, 스모 경기장서 우승 트로피 직접 시상
나루히토 일왕이 2019년 5월 1월 즉위 후 한 달도 안돼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도널드 트럼프가 도쿄를 국빈 방문했습니다. 마침 그의 숙소는 조선일보 도쿄지국이 위치한 다케바시(竹橋)의 마이니치 신문사에서 멀지 않았습니다. 트럼프는 오테마치(大手町)에 위치한 팰리스 호텔에서 4일간 머물렀습니다. 그를 보기 위해 많은 일본인이 인근에 모여드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트럼프는 호텔에서 나올 때마다 플래카드를 들고 환호성을 지르는 이들을 위해 자동차에서 손을 내밀어 흔들었습니다. 열광적인 분위기가 며칠 간 계속됐습니다.
일본 사회의 ‘오모테나시( 일본 특유의 손님 환대)’를 만끽한 트럼프는 왕궁에서 양국관계를 ‘보물 같은 미일 동맹’으로 불렀습니다. 요코스카 기지를 방문해 일본이 항공모함으로 개조하기로 한 헬기 탑재 호위함 ‘가가’에 승선, 미일 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2018년 한국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과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도쿄를 방문한 트럼프는 미일 관계가 절정에 이르렀음을 보여줬습니다. 공개적으로 일본을 ‘동북아 안보의 반석’이라고 부름으로써 아베의 손을 번쩍 들어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미일 동맹을 동북아 번영의 ‘반석’이라고 규정하며 일본과의 안보 분야 협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는 내 머릿속에 있다. 꼭 해결하고 싶다”고도 했습니다. 당시 한일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본과의 협력에 더욱 비중을 두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겁니다.
트럼프는 싱가포르에서 2018년 6월, 하노이에서 2019년 2월 김정은 위원장과 두 차례 회담할 때까지만 해도 문재인 정부의 중재 외교를 신뢰하고 받아들이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차례 회담이 성공을 거두지 못한 후 “문재인 정부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을 너무 순진하게 받아들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한일갈등이 심각하고 한미동맹이 이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미일 관계가 이렇게 비상하는 것은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까. 미일 양국이 한국을 배제하고 중국, 북한을 포함한 동북아 정세를 논의하면 한국의 설 자리는 어디인가. 앞으로 한·미 동맹은 어떻게 되는 걸까.’ 이런 고민은 제가 2021년 4월 도쿄 특파원 임기를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끊이지 않았습니다.
https://v.daum.net/v/20241117053022047
“보석같은 미일 동맹”....트럼프, 국빈 초청받은 일 왕궁서 최고의 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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