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24. 12. 25. 04:30
일용품 쓸어 담는 북한 노동자로 단둥 시장 북적
중국 압박에 결국 북으로 노동자 송환 본격화
압록강대교 위 노동자 태운 신의주행 버스 포착
북중관계 급랭하는데 '북러 열차' 운행은 재개
중국서 생긴 외화벌이 구멍, 러시아가 메우는 꼴
"남자랑 여자 같이 쓸 수 있는 거예요?"
9일 오후 북한과 중국 간 대표적인 접경 도시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 위치한 신류시장. 20대로 보이는 여성 손님이 세안 비누를 살펴보며 유독 남성 겸용 제품을 찾고 있었다. 함께 쇼핑에 나선 다른 여성이 "남자 거는 왜 찾네"라고 묻자 여성은 "아바이(아버지)도 쓸 거라…"고 답했다. 조선족으로 보이는 점원이 "같이 써도 일없다(상관없다)"고 하자 여성은 잠시 고민하더니 그 자리에서 현금으로 값을 치르고 비누 20여 개를 자신의 대형 트렁크 안에 쓸어 담았다.
신규 노동자 유입은 없고, 북한으로 송환되는 노동자 수는 늘고 있는 현재 흐름은 중국이 북한 노동자 사용을 피하고 있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신류시장의 한 상인은 "평소 오지도 않던 (중국) 공안들이 며칠 전 시장에 들이닥쳤다"며 "알고 보니 북한 노동자를 단속하러 나온 것이었다"고 전했다.
물론 북한도 최근까지 자국 노동자를 중국에 잔류시키며 버텼다....그러나 노동자를 귀국시키라는 중국 측 압박, 4~7년간 귀국하지 못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의 스트레스 증가로 결국 철수·송환을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중관계 악화 징후는 올해 내내 곳곳에서 포착됐다. 지난 9월 평양에서 열린 북한 정권 수립 기념행사에 왕야쥔 주북한 중국대사가 '휴가'라는 묘한 이유로 불참했고, 북한은 6월 관영 매체 송출 수단을 중국 위성에서 러시아 위성으로 돌연 교체했다.
미국의 집중적인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의 '뒷배' 역할은 잠시 미뤄둘 수밖에 없는 처지인 게 북중관계 급랭 기류의 본질적 배경으로 꼽힌다. 대신 북한은 러시아를 새로운 동반자로 맞았다.....한국 정보 당국은 북한이 중국 대신 러시아에 대규모 노동자 파견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국과 멀어지며 생겨난 북한의 외화벌이 '구멍'을 러시아가 메워주는 양상이다.
https://v.daum.net/v/20241225043039028
[르포] 북중관계 악화에도 버텼던 중국 내 북한 노동자, 결국 짐 싸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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