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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삼희의 환경칼럼] 트럼프에 ‘기후 파괴상’ 준다면 몰라도

바람아님 2025. 2. 7. 02:07

조선일보 2025. 2. 7. 00:15

세계 최강국의 파리협정 탈퇴
이란·리비아와 동렬에 선 미국
화석연료는 ‘파, 계속 파!’
빈곤국 원조까지 동결
그런데 ‘노벨평화상’ 주자니
민주당 발상에 아연할 따름

트럼프가 취임하자마자 전기차·태양광 보조금 축소, 풍력 인가 중단, 석유·가스 채굴 독려 등의 행정명령 보따리에 서명했다. 파리협정은 탈퇴를 선언했다. 해외 원조는 동결, 원조 담당 부서는 해체시켰다. 트럼프에게 도덕, 윤리를 기대했던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도 세계 제1 부국이 이렇게 나오는 건 너무했다. 파리협정 울타리 밖에 있는 것은 이란·리비아·예멘 세 나라밖에 없다.

기후 문제는 본질상 국제 협력을 필요로 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건 자국 기업과 국민에게 고통을 주는 일이다. 반면 온실가스를 배출해도 그로 인한 기후변화 피해는 전 세계로 희석된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부담은 다른 나라가 더 짊어지게 하고 자기 나라는 온실가스를 더 배출하면서 경제를 키워가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유혹을 받게 된다. 이 유혹을 억제하려면 ‘내가 실천할 때 남도 동참할 것’이라는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은 트럼프가 녹색경제 숨통을 죄는 걸 보면서 황홀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영국의 데일리텔레그래프는 ‘트럼프는 중국엔 쓸모 있는 바보(useful idiot)’라고 비꼬았다. 트럼프는 ‘드릴, 베이비 드릴’의 이유로 미국이 에너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 석유·가스 생산국 대통령의 이런 비(非)논리에 할 말을 잊게 된다.

인도네시아 기후대사는 지난달 31일 자카르타의 ESG 포럼에서 “1인당 14톤씩 배출하는 미국이 파리협정을 탈퇴하는데 고작 3톤인 우리더러 (화석연료) 발전소 문을 닫으라고 하면 이게 형평에 맞느냐”면서 “파리협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고 했다..... 트럼프가 촉발한 ‘수채통 남은 공간 차지하기’ 경쟁이 통제 불능으로 확산돼 지구 차원의 ‘공유지의 비극’을 불러오지 않을지 걱정이다. 그런 트럼프에게 노벨 평화상을 주자는 민주당의 발상엔 아연할 따름이다.


https://v.daum.net/v/20250207001513973
[한삼희의 환경칼럼] 트럼프에 ‘기후 파괴상’ 준다면 몰라도

 

[한삼희의 환경칼럼] 트럼프에 ‘기후 파괴상’ 준다면 몰라도

트럼프가 취임하자마자 전기차·태양광 보조금 축소, 풍력 인가 중단, 석유·가스 채굴 독려 등의 행정명령 보따리에 서명했다. 파리협정은 탈퇴를 선언했다. 해외 원조는 동결, 원조 담당 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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