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4.06.17 유용원 정치부 군사 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닻 하나 무게가 27t, 닻을 매단 쇠사슬 한 마디가 160㎏이다.
배 한 척 길이가 332m이고 높이는 62~72m로 20~24층 건물 높이와 맞먹는다. 비행갑판 넓이는 축구장 세 배다.
5600~6300명이 살면서 하루 1500t씩 물을 쓰고, 2.5t씩 세탁물을 내놓는다.
우편물을 한 해 450t씩 처리하는 우체국을 비롯해 병원·교회·방송국도 있다.
'니미츠급(級)' 항공모함은 배수량이 10만t에 이르러 '바다 위 도시'라고 부른다.
▶미국은 원자력 엔진으로 움직이는 니미츠급 항모 열한 척을 운용하고 있다.
태평양전쟁 때 맥아더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해군 제독 니미츠의 이름을 땄다.
짓는 비용이 한 척에 45억달러, 4조5000억원쯤이었다가 최신형 조지 H W 부시호는 62억달러나 들었다.
1910년 말 순양함 버밍햄의 목재 활주대에서 처음으로 비행기가 날아올랐을 때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이듬해 초엔 착함(着艦) 장치도 설치한 순양함 펜실베이니아에서 항공기 이착륙이 성공했다.
▶2차대전을 겪으면서 해상전(戰) 주도권은 거대 함포를 장착한 전함에서 항모로 넘어갔다.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 두 초강대국이 팽팽히 맞섰지만 항모에선 미국이 압도적 우위를 지켰다.
미 항모는 세계 어디든 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약방 감초처럼 출동해 무력시위를 벌이거나 실전에 참가했다.
푸에블로호 납치 사건과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부터 4년 전 천안함 폭침 사건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위기 때도 구원투수처럼
찾아왔다.
▶항모의 엄청난 위력은 주변 지원 전력이 가세하면서 완성된다.
니미츠급 항모 한 척에는 '수퍼 호넷'을 비롯한 최신형 전투기, 조기 경보기, 전자전(電子戰) 비행기까지 여든 대 넘는 항공기가 실린다. 작은 나라 공군력을 능가한다. 이지스함과 원자력 추진 잠수함도 예닐곱 척이 따르며 항모를 호위한다.
이라크 사태가 악화되면서 미국이 항모 조지 H W 부시와 이지스함 등으로 구성한 항모 전단(戰團)을 이라크 인근 페르시아만
걸프 해역에 배치했다.
▶조지 부시호가 실제 공습에 참가할지, 아니면 단순히 무력시위에 그칠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확실한 것은 항모가 여전히 군사력을 과시하고 상대를 주눅 들게 하는 유력한 수단이라는 사실이다.
항모를 지닌 열 개 나라를 포함해 각국이 신형 중형(中型) 항모와 상륙함을 겸한 다목적 경(輕)항모를 잇따라 건조하고 있다.
대함 미사일과 잠수함을 비롯한 여러 위협에도 불구하고 항공모함의 위세는 당분간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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