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4.11.07 육경희 희스토리푸드 대표)
육경희 희스토리푸드 대표 |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하며 서비스업에 종사하다 보니 별의별 일을 다 겪지만, 유독 잊을 수 없는 사건이 하나 있다.
술에 취한 손님이 함께 온 일행과 언쟁을 벌이다 마시던 술병을 바닥에 던졌다. 술병은 깨졌고, 파편이 직원 얼굴에
튀어 피가 났다. 손님은 사과는커녕 오히려 화를 냈다.
그 직원은 물론이고 그의 가족까지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다. 결국 그는 외식업을 떠났다.
한국 손님들은 유난히 식당이나 가게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무례한 것 같다. 얼마 전, 외국인들이 자신들이
한국 손님들은 유난히 식당이나 가게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무례한 것 같다. 얼마 전, 외국인들이 자신들이
목격한 한국 식당의 충격적인 풍경에 대해 인터뷰한 글을 읽었다. 종업원을 함부로 대하는 손님들, 마구 뛰어노는
아이들을 방치하는 부모들, 금연인 식당 안에서 막무가내로 담배 피우는 손님들, 반말과 욕을 하는 손님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손님은 항상 옳다'는 서비스 원칙 때문에 무조건 참는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손님은 항상 옳다'는 서비스 원칙 때문에 무조건 참는다.
직원들은 "손님에게 어디까지 참고 요구를 들어줘야 하느냐"고 종종 질문한다. 그럴 때마다 "진정한 배려,
손님의 입장에서 귀를 기울이고 호의적으로 대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손님은 왕'이라는 의식 때문에 직원들이
감정노동을 강요받는 현실은 마음이 아프다.
서비스란 노예를 뜻하는 라틴어 '세르부스(servus)'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서비스란 노예를 뜻하는 라틴어 '세르부스(servus)'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하지만 현대의 서비스라는 단어에는 많은 의미가 포함돼 있다.
우선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짜로 주는 '덤'이란 의미가 있다.
봉사, 접대라는 뜻도 있다. 나는 한 단계 더 나아가 '배려'를 서비스에 넣고 싶다.
수시로 직원들에게 "단순 접대와 배려의 차이를 몸으로 익히고 실행하는 일이 외식인의 기본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배려는 상대편의 처지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고 이해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아닐까?
배려는 상대편의 처지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고 이해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아닐까?
식당 종업원들은 손님에 대해 기계적인 단순 서비스가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배려를 해야 하고,
손님들도 종업원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서비스가 노예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배려로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정착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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