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양화가 쩡판즈의 ‘최후의 만찬’(400×220cm), 2001년작
‘중국의 3세대 아방가르드 작가’라고 불리는 쩡판즈(50)는 정체성을 상실한 중국인을 ‘가면 쓴 얼굴’로 상징화했다. 베이징 작업실에서 절규하듯 그린 ‘가면’ 시리즈를 1994년 시장에 내놓아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2001년작 ‘가면’ 시리즈인 이 유화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작품이다. 예수와 12명의 제자는 붉은 넥타이, 가롯 유다는 노란 넥타이를 맨 젊은 공산당원으로 대체했다. 모두 무표정하거나 인공적인 웃음을 짓고 있다.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급속히 이동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표정을 잃어버린 중국의 자화상을 표현한 것이다. 평탄치 않았던 중국의 역사, 그 안에서 그가 느껴야 했던 슬픔과 혼란을 고스란히 작품에 담아냈다. 작가는 그러나 그것을 ‘폭로’하기보다는 ‘기억’하고자 한다. 이 작품은 작년 11월 소더비의 홍콩 경매에서 2330만달러(약 240억원)에 팔려 아시아 현대미술 역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김경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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