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2015-1-9 일자]
마치 거대한 동물의 목구멍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는 듯 한 느낌이 든다. 혓바닥 같은 금속 통로가 내리막을 이루며 저 아래 어둠 속으로 이어진다. 천장이 낮아지고 어떤 곳에서는 석회암 동굴의 벽이 비좁아져서 내 어깨가 닿을 정도다. 그러더니 동굴 벽면이 양쪽으로 탁 트이고, 거대한 동물의 뱃속처럼 넓은 방이 나온다. 이곳은 동굴 사자들이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은 현실세계가 아니다. 이곳에서 이 동물들은 그늘지고 갈라진 벽면에 여전히 살아있다.
이 그림을 그린 예술가들은 면적이 3만 6000제곱미터나 되는 동굴 표면을 화촉 삼아 수천 년에 걸쳐 모두 442마리의 동물을 그렸다.
2만 2000년 동안 낙석에 가려져 있던 이 동굴은 1994년 12월 동굴 탐험가 세 명이 한 절벽의 비좁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갔다가 캄캄한 동굴 입구 속으로 떨어지면서 세상에 알려 졌다. 그 이후로 프랑스 문화부는 현재 쇼베퐁다르크 동굴로 알려져 있는 이 동굴을 철저히 보호해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교와 노르웨이 베르겐대학교 소속인 크리스토퍼 헨실우드는 동료들과 함께 클립드리프트 주거지라고 불리는 이 유적지에서 오전 내내 발굴 작업을 벌였다. 그래서 현생 인류가 16만5000여 년 동안 이곳의 여러 언덕과 깊지 않은 동굴에서 간헐적으로 거주했음을 보여주는 여러 증거를 찾아냈다.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이 동굴에 있는 여러 방들을 돌아다니다보면 아직도 그림들의 위력을 느낄 수 있다.
# 내셔널지오그래픽 협회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초기 예술작품과 스페인 동굴 벽화에 관한 연구 비용의 일부를 지원했습니다.
↑ 3만9000년 전, 과학자들이
약 3만 6000년 전, 누군가가 이 동굴의 원래 입구에서 지금 우리가 서 있는 방으로 걸어 들어와 깜박이는 불빛을 받으며 맨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동굴 사자들의 옆모습, 털코뿔소와 매머드 무리, 장대한 들소 한 마리, 그리고 일부는 여인의 모습을 한 반인반수가 원뿔 모양으로 튀어나온 거대한 암벽에서 마법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작품들은 흔히 선 하나를 계속 이어서 그린 그림들이다.
이 그림을 그린 예술가들은 면적이 3만 6000제곱미터나 되는 동굴 표면을 화촉 삼아 수천 년에 걸쳐 모두 442마리의 동물을 그렸다.
2만 2000년 동안 낙석에 가려져 있던 이 동굴은 1994년 12월 동굴 탐험가 세 명이 한 절벽의 비좁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갔다가 캄캄한 동굴 입구 속으로 떨어지면서 세상에 알려 졌다. 그 이후로 프랑스 문화부는 현재 쇼베퐁다르크 동굴로 알려져 있는 이 동굴을 철저히 보호해왔다.
↑ 2만5000년 전 : 매머드 엄니를 정교하게 깎아 만든 브라상푸이의 여인상은 1894년 프랑스 남서부에서 발견됐다. '여인'이든 젊은 남자든 간에 이 유물은 인간의 얼굴을 표현한 가장 오래된 조각상에 속한다.
어떻게 인류가 그토록 오래전에 느닷없이 이런 대단한 성과를 이뤄냈을까? 최근까지도 남부 유럽의 알타미라, 라스코, 쇼베같이 잘 알려진 후기 구석기 시대의 동굴들에서 발견한 그림들은 현생 인류가 수십만 년 동안 유럽에서 생활하던 미개하고 예술 감각이 없는 네안데르탈인들을 몰아내고 만들어낸 표현물이라고 여겨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교와 노르웨이 베르겐대학교 소속인 크리스토퍼 헨실우드는 동료들과 함께 클립드리프트 주거지라고 불리는 이 유적지에서 오전 내내 발굴 작업을 벌였다. 그래서 현생 인류가 16만5000여 년 동안 이곳의 여러 언덕과 깊지 않은 동굴에서 간헐적으로 거주했음을 보여주는 여러 증거를 찾아냈다.
↑ 10만 년 전 : 아프리카 남단 근처에 있는 블롬보스 동굴에서 상징적 표현을 보여주는 최초의 증거 몇 가지가 나왔는데, 그 가운데는 10만 년 된 조가비 장신구와 무늬가 새겨진 황토조각, 황토로 가공한 도구들이 포함돼 있다.
↑ 해부학적으로 볼 때 최초의 현생 인류는 아프리카에서 약20만 년 전에 진화했지만 장신구, 황토 조각에 새겨 넣은 여러 가지 상징, 더 복잡한 도구 등 명백히 근대 인류의 행동을 보여주는 증거는 10만 년이 더 지나서야 나타나기 시작한다. 적어도 3만 7000년 전 스페인의 엘카스티요 동굴에 찍힌 손자국처럼 스텐실 기법을 이용한 손자국들은 시간을 뛰어넘어 이런 메시지를 보낸다. '당신처럼 나도 인간이다. 나는 살아있다. 이곳에 내가 있었다.'
우리가 이들 동굴의 벽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창조적인 작품은 동굴의 엄청난 깊이와 어둠에서 어느 정도 영감을 받았거나 더 정확하게는 빛과 어둠이 상호작용해 만들어낸 형상에서 영감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이 동굴에 있는 여러 방들을 돌아다니다보면 아직도 그림들의 위력을 느낄 수 있다.
# 내셔널지오그래픽 협회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초기 예술작품과 스페인 동굴 벽화에 관한 연구 비용의 일부를 지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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