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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알몸 투신 여성 구해줬더니.."황당하네"

바람아님 2015. 1. 14. 11:47

[KBS 2015-1-14 일자]

  

중국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다보니 희한한 일들도 많다. 도저히 상상하기조차 힘든 일도 가끔씩 일어난다. 지난 11일 오후 3시쯤, 난징(南京)의 장닝구(江?區)에서 벌어진 일이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젊은 여성이 자살하려고 강가에 서 있다가 이내 강물로 투신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안타까움으로 발을 동동 굴렀고 이내 한 젊은이가 강물로 뛰어들었다. 그는 그녀가 투신하는 것을 보자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곧바로 외투와 신발을 벗어 놓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다행히 젊은이의 도움으로 알몸의 이 여성은 목숨을 건졌다. 그 젊은 남자는 대학 4학년생으로 난징에서 실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투신 여성 구조한 뒤 벌어진 일이?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에 벌어졌다. 젊은 여성을 먼저 구해 뭍으로 올려 보내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그녀를 도와 끌어 올린 뒤 모두 그녀와 함께 등을 돌리고 가버린 것이다. 누구하나 도움의 손길을 내민 사람이 없다.이때문에 아직 강을 빠져 나오지 못한 젊은 대학생은 2미터가 넘는 수직으로 된 강 둔치 구조물을 올라오지 못해 쩔쩔매는 장면이 한 네티즌의 사진에 고스란히 담겼다.

네티즌들은 어떻게 저럴 수 있냐며 비난이 쏟아졌지만 더 황당한 일은 그 뒤에 일어났다.이 젊은이는 한편으론 섭섭했지만 그래도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7층 불탑을 쌓는 것보다 낫다"는 서유기를 떠올리면서 옷을 주섬주섬 입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물에 들어가기 전에 바지 호주머니에서 꺼내서 외투에 넣어 둔 휴대전화와 지갑이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주위에 있던 구경꾼 중에 소란한 틈을 타 누군가 훔쳐간 것이다.

■ 구조자들 박수는 받았지만…

이런 일이 또 있을까 싶은데 쓰촨성 다저우시(達州)시에서 작년에 비슷한 일이 또 있었다. 심지어 민망하기까지 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해 6월 23일 오후 2시쯤, 20대 젊은 여성이 쉬안한현(宣漢?) 다리에서 투신했다. 이를 본 목격자 7명이 너나할 것 없이 물로 뛰어들어 혼신의 노력으로 투신 여성을 구했다. 구조자 중 2명은 물에 뛰어들기 전에 바지를 벗어 지갑과 함께 물가에 두고 구조에 나섰다. 그런데 다시 뭍으로 돌아왔을 때 바지와 지갑이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 주위에서는 용기 있는 행동에 박수와 환호가 터졌지만 두 사람은 물에 젖어 속이 비치는 팬티만 입고 두 손으로 하체를 가린 채 이리저리 옷을 찾았다는 보도도 있었다.

웃지 못할 해프닝으로 넘길 수도 있지만 소중한 목숨을 구해주진 못할 망정 구조에 나선 이들의 물건을 훔치는 일은 아연 실색케 한다.

오세균기자 (sko@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