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2.02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어부가 지난밤 비바람이 사나워 닻줄을 강 언덕에 묶어 놓았네. 옆에 있었던 배가 근처에 있나 보다 갈대꽃 깊숙한 곳에서 어부가(漁父歌) 들려온다. 배를 저어 다가가서 말 좀 물어보자. "물고기가 참말로 많이 안 잡히네. 아침 되면 관가에서 신역(身役)을 독촉할 텐데 물고기를 잡지 못해 어쩐다나?" | 漁謳 |
- /이철원
인천에 살았기에 어촌의 풍물에 익숙하여 어부의 생활을 묘사한 연작시를 지었다.
이 작품은 어부들끼리 나누는 대화 장면이다.
밤새 폭풍우가 몰아쳐 고기잡이를 포기하고 배를 매어놓았다. 제각기 흩어진 배들이 어디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웃자란 갈대밭 어디선가 어부가가 들려오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낭만적일 수 있다.
하루라도 쉬면 관에서 부과한 어획량을 채우지 못하는 현실이 눈앞에 놓여있다.
배를 대고 이웃 어부에게 묻는 말에는 어부의 고단한 삶이 묻어난다.
소년의 눈은 어부의 현실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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