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2.26 김강한 사회부 기자)
조선일보가 '달관(達觀)세대가 사는 법'이라는 시리즈를 보도한 23~25일
인터넷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적게 벌어도 자기 삶에 만족하면 더없이 행복한 삶이다'라는 의견과 '삶을 포기한 게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세 편의 기사에는 총 1만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한 취업준비생(26)은 "취업난에 허덕이며 같은 인생 고민을 하는 젊은이들 이야기였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고 했다.
댓글 중에는 '이 기사는 조작이다''기사가 아니라 소설이네'와 같은 반응도 있었다.
한 독자는 '2회 사진에 실린 이모씨와 기사를 쓴 기자의 외모가 비슷한데 혹시 취재도 안 하고
기사로 올린 것 아니냐'며 본지 독자센터에 항의하기도 했다. 타인의 시선에 유독 민감한 우리 사회에서 성공 욕구를 접고
'지금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젊은이들, '월급 100만원으로도 행복하다'는 세대가 등장했다는 걸 도저히 믿기 어렵다는 얘기였다.
달관세대의 원조는 장기불황·저성장의 일본 사회에서 등장한 '사토리(さとり·깨달음) 세대'다.
4~5년전 사토리 세대가 처음 등장했을 때 일본 기성세대의 반응도 비슷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현상을 타개하려는 도전도, 미래를 위한 분투도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사토리 세대'는 이제 일본 사회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 사회현상이 됐다.
이번 취재의 계기는 일본 사회학자 후루이치 노리토시(古市憲壽)가 쓴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이라는 책이었다.
사토리 세대를 다룬 책이다. 우리 사회도 비슷한 유형의 젊은이들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취재였는데,
실제로 기성세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행복을 느끼는 20~30대 달관 세대를 만날 수 있었다.
'좋은 차, 좋은 집, 좋은 직장' 등을 행복의 요소로 여기는 기성세대와 달리 이들은 적은 수입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 속에서 만족을 추구하고 있었다.
본지의 보도는 그들을 긍정하는 것도 부정하는 것도 아니었다.
"우리 사회에서 유례가 없는 유형의 젊은이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기성세대가 함께 생각해보자는 취지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이만큼이라도 나라가 성장했다고 생각하는 기성세대가 보기에, 달관 세대가 말하는 '행복'을 선뜻
수긍하기 힘든 면이 있다. 한국에서 달관 세대가 등장한 것은 우리 사회가 저성장, 장기 불황의 일본 행로를 따라가기
시작한 시점이다.
우리 사회가 갈수록 행복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달관 세대의 "행복하다"는 말을 모두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려운 것 같다.
['달관 세대'가 사는 법] 시리즈 바로 가기
1. 덜 벌어도 덜 일하니까 행복하다는 그들… 불황이 낳은 '達觀(달관) 세대'(2015.02.23)
2. "月100만원 벌어도 괜찮아"… 덜 쓰고 잘 논다(2015.02.24)
3(끝). "昇進(승진)보다 저녁 있는 삶… 일 적은 부서로 갈래요"(201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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