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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韓日 협력이 관심사".. 위안부 문제 소심해진 美

바람아님 2015. 4. 16. 10:52
국민일보 2015-4-16

캐롤라인 케네디(사진) 주(駐)일본 미국대사가 지난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방문 중 밝힌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입장을 뒤집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케네디 대사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딸이다.

케네디 대사는 최근 방영된 미 CBS방송의 유명 시사프로그램 '60분'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봄 이 지역 방문 중 말한 것처럼 그것(일본군 위안부)이 보여주는 인권 침해는 통탄할 만하다(deplorable)"면서 "그러나 우리의 관심사는 한·일 양국이 협력하고 이러한 불화들을 해결하도록 격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BS뉴스 백악관 출입기자인 노라 오도넬이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이 위안부들을 학대했다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진술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과장됐다고 주장하는데 이를 어떻게 보느냐"고 물은 데 대한 답변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통탄할 만하다고 말했다는 것은 그가 지난해 4월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 중 "위안부 문제는 끔찍하고 지독한 인권침해"라고 말한 부분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이어 케네디 대사는 오도넬 기자가 자신의 답변에 대해 "외교적인 발언 아니냐"고 반문하자 "아니다. 그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도넬 기자는 "그렇지 않다. 진실은 2차 대전 중 수천명의 여성들이 일본군의 성노예가 됐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가 역사를 호도하려고 시도하는 것 아니냐"고 압박했다. 그러자 케네디 대사는 "한·일과 미·일에 주어진 과제는 이처럼 소름끼치는 (인권) 침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는 것"이라고 얼버무렸다.

워싱턴DC의 비영리 연구단체인 '아시아 폴리시 포인트'의 민디 코틀러 소장은 "케네디의 발언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얼마나 약해지고 소심해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른 워싱턴 소식통은 "'미래가 중요하다'는 지난 8일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의 요미우리신문 인터뷰 답변과 궤를 같이하는 발언"이라며 "인류 보편의 인권 문제라고 주장해 온 일본군 위안부 문제까지도 미국 정부가 공식 입장과 달리 이제는 덮고 가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