其他/韓.日수교50년

[국교정상화 50년 맞은 韓日관계… 세계 전문가에 묻다] [2] 스콧 스나이더 美외교협회 선임연구원

바람아님 2015. 6. 8. 09:14

(출처-조선일보 2015.06.08 워싱턴=윤정호 특파원)

[2] 스콧 스나이더 美외교협회 선임연구원 

"지금 韓日양국에 필요한 건, 그랜드바겐"

"日이 독도영유권 주장 멈추고 위안부 문제 사과·배상하면
韓은 과거사 문제 제기 안하는 일종의 신사협정이 필요해

이제 다시 출발점에 선 韓日
협력 엔진 시동은 걸렸지만 액셀 대신 클러치만 밟아"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한·일 양국 관계는 이제 출발점에 서 있다"며 
"지금까지의 관계를 완전히 새롭게 할 만한 그랜드바겐(grand barg ain·대타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지 않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배상하면, 
한국은 다시는 과거사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식의 '신사협정'을 맺자고 제의했다. 
미국 내 한국 연구의 대표적인 선두주자로 꼽히는 그는 "최근 한·일 양국의 국방장관도 만났고, 경제부총리도 악수했다"며 
"뭔가 물밑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기류가 형성되는 것으로 아는데, 자꾸 만나면 물꼬가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약.

―한·일 관계가 어떻다고 보나.

"두 나라는 지금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갔다. 실용적인 단계에서는 대화가 많이 오가고 있다. 
전제 조건 없이 분야별 협력이 진전되는 것은 발전이다."


	스콧 스나이더 선임 연구원은 한·일 갈등의 해법으로“일본은 한국의 독도영유권을 인정하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하되, 한국은 이를 계기로 더 이상 일본에 과거사 사죄 요구를 하지 않는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콧 스나이더 선임 연구원은 한·일 갈등의 해법으로
“일본은 한국의 독도영유권을 인정하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하되, 한국은 이를 계기로 더 이상 일본에 과거사 사죄 요구를 하지 않는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정호 특파원
―그래도 여전히 냉랭한 기운이 감도는데.

"그래서 출발점이라는 거다. 아직 레이스가 시작되지 않았다. 양쪽 모두 라인업도 안됐고…."

―양국 관계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아는데.

"한·일 간의 관계는 전진했다 물러서기를 반복하는 흐름이 있다. 양국 모두 미래지향적 관계가 필요하다는 것은 안다. 
과거 김대중·오부치 성명 때는 양쪽 모두가 과거사 문제에 대해 국내 관리가 가능했다. 
그런데 15년이 지나면서 당시의 상황 관리가 이제는 쉽지 않아졌다는 게 문제다. 서로 불신도 커졌다. 
하지만 이런 과거사 문제를 무시하지 말고 더 적극적으로 논의를 하되, 
한계점을 정해서 서로 진솔한 입장에서 문제를 논의하고 결론을 이끌어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최근 한·일 양국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새로운 친선 조약을 맺어야 한다는 주장을 했는데.

"일본을 잘 아는 브래드 글러서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태평양포럼 이사와 '한·일 아이덴티티 충돌'이라는 책을 통해 
독도영유권과 과거사를 연계하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한국인은 위안부 문제보다 독도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 
한·일 관계 하면, 독도가 떠오를 만큼 국민의 마음속에 상징적으로 스며들었다. 
한·일 양국 지도자가 모여 이 이슈를 가지고 협상해야 한다. 
독도에 대해 일본이 다시는 영유권을 주장하지 않으면, 상당수 한국인은 이를 일본의 태도 변화로 볼 것이다. 
일본으로서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이슈다. 실제 독도에 대해 생각하는 일본인은 그리 많지 않다. 
다만 한국에 대한 우려가 일본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일본이 한국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뭔가.

"일본 내에서는 한국을 만족하게 하기 힘들다는 생각들이 있다. 
실컷 독도영유권을 포기하겠다고 일본이 나섰는데, 한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일본으로서는 낭패다. 
물론 일본이 독도를 포기하겠다고 하는데도 한국이 일본의 진정성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비난은 한국을 향할 것이다."

―얼마나 현실성이 있나. 일본이 독도에 대한 주장을 내려놓을까.

"한국민이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다면 못할 것도 없다. 
일본이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내려놓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사과하고 보상하면, 
한국이 더 이상은 과거사와 관련한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지 않는 식의 해법은 
한·일 양국 관계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현실적이지 않다는 분들도 있지만, 한번 건설적으로 토론을 해보자. 국교정상화 50주년인데 너무 비관적인 이야기들만 많다. 
이 문제는 풀릴 수 있다고 믿는다." 
(최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일본에 대해 과거사 잘못을 인정하라고 촉구하면서, 한국과 중국에 대해서는 계속적인 
사과 요구를 하지 말 것을 요청한 데 대해 스나이더 연구원은 '내 생각과 같다'며 웃었다.)

―그렇다면 미국도 새로운 한·일 관계에서 나름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펼 때는 동맹국들 간에 뭔가 긴밀한 협력이 이뤄질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아무리 양국 간 협력이라는 엔진에 시동을 걸어도, 액셀러레이터를 밟아야 앞으로 나아갈 텐데, 
계속 클러치만 밟는 식이다. 미국은 한·일 양국이 친해질 수 있게 분위기는 만들 수 있지만, 친구가 되게 만들지는 못한다. 
그래도 조용히, 조용히 미국은 노력할 거다. 한 가지 눈여겨봐야 할 것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월 미국을 방문하기 전, 
미국은 공개적으로 '역사 문제는 해결해야 할 일'이라는 메시지를 일본에 보냈다는 것이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일본의 국제사회에 대한 헌신을 일부 언급했다. 양국 관계의 새로운 조짐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일본이 좀 더 명확한 과거사에 대한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지 않나.

"아베 총리는 미국 방문 때도 그랬고, 헤이그에서의 기조연설 때도 마찬가지였다. 
식민 지배의 잘못을 인정하고,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무라야마 담화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한때 이 담화를 재고하겠다고 해서 논란이 됐지만, 바꾸지 않았다. 
이건 명백한 국내 정치적 이유 때문이었다."

―그럼,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언급은 이걸로 충분한가.

"아베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 워싱턴 방문이 마지막은 아닐 거다. 지금도 진화 중이라고 본다.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 중요하고, 종전 70주년인 8·15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뭘 해야 하나.

"지도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박 대통령이나 아베 총리나 대중을 설득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다. 
국내 정치 상황이 그다지 좋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은 양국 관계가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고 걱정을 한다. 
대화와 리더십을 발휘해 한국이 미래를 향해 가야 할 점을 박 대통령은 명확하게 짚어줘야 한다. 
일본이 뭘 해도 한국을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생각을 없앨 수 있게 애써야 한다. 
한국은 주변국과 가장 좋은 관계를 맺을 때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미국의 대표적인 知韓派, 스콧 스나이더는…]

미국 내의 대표적인 지한파로 꼽히는 스콧 스나이더(51) 미국외교협회 선임 연구원은 1987년 교환 학생으로 연세대에서 
1년간 공부하는 동안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목격하면서 한반도 문제에 눈을 떴다.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학 석사 학위를 받고, 
워싱턴의 싱크탱크에서 꾸준히 한국을 연구했다. 아시아재단 한국 지부 대표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한국에서 지냈고, 
부인도 한국인이다. 북한에도 10여차례 다녀온 적이 있어 누구보다 한국을 잘 안다. 
최근 지일파인 브래드 글로서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태평양포럼 이사와 함께 '한·일의 아이덴티티 충돌 : 동아시아 안보와 
미국'이란 저서를 통해 파격적인 양국 관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