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北韓消息

<북한의 시장> ③장마당, 남북관계 촉매될까(끝)

바람아님 2015. 11. 13. 12:33

연합뉴스 | 2015/11/10

 

'장마당' 확산하고 있는 북한
'장마당' 확산하고 있는 북한 (서울=연합뉴스) 북한 전역의 '장마당'이 396개에 이르며 이는 5년 전보다 배로 늘어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1일 보도했다. 지난해 9월 평안남도 개천시를 촬영한 위성사진(위)을 보면, '장마당'으로 예상되는 하얀색 지붕이 보인다. 이는 2013년 촬영한 위성사진(아래)에는 등장하지 않아 새로 생긴 장마당으로 추정된다. 2015.5.21 nkphoto@yna.co.kr

 

'북핵문제 진전' 대전제 충족돼야·北의 태도변화 관건
자영업자 소액대출·합작기업 등 다양한 방안 제시

 장마당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는 북한의 내수산업을 활성화해 이를 남북관계 개선, 나아가 통일 분위기 조성을 위한 모멘텀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북핵 문제'라는 대전제가 충족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북한이 핵 문제에서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우리 정부가 그에 대한 화답으로 '5·24 조치'의 완화 또는 해제 카드를 꺼내들 수 있는 여건이 성숙돼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취해진 5·24 조치는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교역의 전면중단, 대북 투자사업 보류 등이 핵심 키워드다.

 

만일 '북핵 문제 진전'이라는 대전제만 성립한다면 북한의 내수시장을 활성화해 장기적으로 시장경제로 전환되도록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은 의외로 다양하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먼저 북한의 자영업자에 대한 소액대출(마이크로 파이낸스)이나 남북한 합작기업 설립 등을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소액대출은 담보가치를 갖지 못한 자영업자들에게 자금을 빌려줘 북한의 자영업을 육성하고 이를 통해 결국 북한 땅에서 자본주의적 요소를 확산시키자는 취지에서 거론되는 방안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자영업자가 늘어야 시장경제가 발전한다는 점은 우리나라나 중국 등 많은 나라에서 충분히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과 북의 기업이 각각 서로에게 필요로 하는 게 많다는 점에서 남북 합작기업도 충분히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합작기업은 남측 기업으로서는 적은 비용으로 질 좋은 노동력을, 북측 근로자들은 양질을 일자리를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나 남북간 교역을 늘려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내수를 활성화한다는 것은 곧 물건 공급을 늘린다는 것"이라면서 "인도적 지원과 교역이라는 투트랙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적 지원은 국제기구 또는 중국기업을 통해 우회적으로 하는 것이어서 5·24 조치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밖에 북한 내 협동조합의 사회적 기업화와 소규모 농촌기업 육성, 관광사업 활성화 등을 내수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제시됐다.

하지만, 이들 방안은 당장 시행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데 한계가 있으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봐가면서 장기적으로 검토할 사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북한이 북핵 문제에 대해 진전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고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5·24 조치 완화 또는 해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김규현 외교안보 수석은 지난 5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2기 통일준비위원회(통준위) 첫 회의 결과를 설명하면서 "현재로선 북한 내수산업 활성화를 위한 남북경협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한 게 없고 5·24 조치에 대해 전혀 정부 입장의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통준위 회의에서 논의된 '북한 내수산업 활성화를 위한 남북경협' 방안에 대해서도 "민간위원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안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