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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모르고 추락하는 기업 체감경기..봄은 언제 오나

바람아님 2016. 3. 1. 00:48
파이낸셜뉴스 2016.02.29. 16:25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체감경기가 무섭게 얼어붙고 있다. 제조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지난달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초 수준으로 꺾인데 이어 이달에도 곤두박질쳤다. 연초부터 내수 절벽 조짐이 보이는 데다 'G4(미국·중국·유럽·일본) 리스크' 등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친 탓이다.

■제조업 체감경기, 금융위기 수준으로 '꽁꽁'

29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6년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자료에 따르면 제조업의 2월 업황BSI는 63으로 전월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9년 3월(56)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제조업 업황 BSI 추세가 이달에도 이어졌다.

BSI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좋다'고 생각하는 기업들이 많다는 뜻이다.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직접 영향을 받는 수출기업이 크게 흔들렸다. 수출기업의 업황 BSI는 전월대비 6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장기평균치(2003~2015년) 84에도 크게 못미치는 수치다.

매출·생산·신규 수주 등 대부분의 항목이 하락세를 보였다. 제조업의 매출BSI는 74로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수출로 인한 매출이 전월보다 4포인트 떨어진 77을 보였고, 내수판매 매출도 2포인트 내렸다.

신규수주와 생산BSI도 줄줄이 떨어졌다. 생산BSI는 전월보다 4포인트 내린 81, 신규수주는 전월보다 2포인트 떨어진 76을 기록했다. 두 항목 모두 장기 평균치를 10포인트 이상 밑돌았다.

■"돈 풀어도 돈 안돌더라"…대내외 전망 모두 악화

제조기업 체감경기가 유독 올해 들어 금융위기 때만큼 후퇴한 것은 연초부터 내수와 대외 경기에 대한 불안이 동시에 이어졌기 때문이다.

우선 수출 전망이 크게 악화됐다. 수출기업 업황 BSI는 올들어 두 달새 11포인트 하락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중국 증시 급락 등 연초부터 이어진 대외불안으로 수출업체의 업황BSI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내수 부진도 제조 기업엔 큰 걱정거리다. 이날 한국은행이 지역경제보고서에서 전국 336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업황 전망에 대해 조사한 결과 수출 부진(20.2%)이나 환율 변동성 확대(18.1%)보다도 내수 회복세가 미약한 점(33.3%)을 가장 큰 경영리스크로 판단했다.

한국경제연구원 황인학 선임 연구위원은 "G2리스크 등이 부각됐던 지난해에는 그래도 '대외 여건이 호전되면 나아지겠지'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이 기대마저 없어졌다"면서 "우리 기업들은 대내외 여건이 동시에 좋아지지 않는 이상 체감경기를 끌어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특히 작년에 재고가 크게 느는 등 제조기업의 판로가 막혔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2.6%에서 재고가 기여한 부분이 1.1% 포인트에 이른다. 경제성장률의 반은 재고가 끌어올린 것이다.

황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뿐아니라 모든 나라의 내수·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 기업 경기를 크게 후퇴시키고 있다"면서 "특히 지난해 돈을 풀어 경제회복을 꾀한 나라들이 이렇다할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 못한데 대한 좌절감이 크다"고 분석했다.

제조업체들은 올해 매출 전망도 암울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응답한 기업은 33.9%로 전체 3분의 1을 넘었다. 지출이 반영된 영업이익이 아닌 매출액 자체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처럼 매년 소폭이라도 늘어나는 게 통상적이다.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본 기업들도 절반 정도(48.2%)는 매출 증가폭을 0~5% 미만으로 예상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