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2016.03.02. 21:20
한국 경제의 모든 곳에 비상등이 켜졌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2% 줄었고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도 각각 1.4%와 6% 떨어졌다. 수출이 지난달 12%나 감소하며 역대 최장 마이너스 성장기록을 갈아치웠다는 소식도 들린다. 기업 체감경기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하고 소비성향도 역대 최악으로 곤두박질쳤으니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한 분야만 부진한 수준을 넘어 내수와 수출·생산의 '트리플 절벽' 앞에 선 우리 경제다.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던 게 아니다. 현정부 들어 기준금리는 다섯 차례나 인하돼 1.5%까지 내려갔고 추가경정예산과 재정확대 정책도 반복됐다. 기업 금고에 쌓아둔 돈을 가계로 돌려보자는 생각으로 기업 유보금에 세금을 물렸고 꽁꽁 언 소비심리를 풀기 위해 자동차 등에 붙는 개별소비세율을 낮추기도 했다.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일념은 그린벨트 완화, 네거티브 규제 전환도 가져왔다. 쓸 수 있는 카드를 모두 동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일회성 정책으로 대응할 게 아니라 금리·재정정책을 한꺼번에 쏟아부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일본은 양적완화에 마이너스 금리라는 극약처방까지 내놓았음에도 실물경제에 돈이 도는 증거를 찾기 힘들다. 똑같은 처방을 들고 나온 유로존도 물가하락과 생산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현 경기부양책을 재검토하겠다"고 할 만하다.
최근의 경기침체는 수많은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석유 수급이나 외환시장 교란, 자산거품 붕괴 같은 단일요인에서 비롯된 이전 위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똑같은 전략으로는 대처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새로운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완전히 다른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정부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기업과 정부는 물론 연구소와 학계·노조까지 모두 머리를 맞대고 묘안을 짜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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