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房/自作詩와 에세이

罪와 罰

바람아님 2013. 6. 24. 22:48

 

                                                                                                    <과림저수지>

 

 

  

罪와 罰 / 芯  九

 

 

 

사람들은 대부분 뱀을 싫어 하거나 무서워 한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를 꾀여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고 선악과를

따먹게한 뱀, 아마도 사람들은 그때부터 뱀을 믿지 못하는 동물로 여기고

멀리 했는지 모른다. 나도 뱀에 대한 특별한 경험을 갖고 있다.


어린시절 나는 도회지에서 십여리 떨어진 작은 농촌 마을에서 자랐다.
그러다 보니 학교까지의 통학거리가 십여리라 국민학교 시절에는 학교

다니기가 무척 힘들었다. 어른 걸음으로는 한시간이면 갈수 있는 길을

쉬며쉬며 걷다보면 학교는 점심때 끝났지만 다저녁때 밥하는 연기가

붉은 태양을 가릴때쯤 집에 도착하기 일쑤였다.

 

국민학교 3학년인가 4학년때 일게다.
힘도 없고 배도고파 터덜터덜 장마로 여기저기 끊어진 신작로길을 걸어

오는데 우리집 논에서 일하던 일꾼 아저씨가 소리치며 나를 불렀다.
논에서 일하던 아저씨는 내키보다 더큰 뱀을 잡아 놓고 나보고 집으로

끌고 가란다. 나는 너무 무서워 못한다고 하니까 아저씨가 긴막대끝에 뱀을

묶어주며 이제 괜찮다고해 막대기 한쪽끝을 잡고 집에 가져와 대추나무에

매달아 놓았다.
어머니께서 대추나무에 매달린 뱀을 보고 몹씨 화를 내시며 당장 갔다

버리라 하신다. 집 옆에는 큰 저수지가 있는데 뱀을 끌고가 저수지

한가운데를 향해 힘껏 던졌다 그리곤 뱀이 따라 오는것 같아 뒤도 안 보고

집으로 달려 왔다. 그런일이 있고나서 그때일은 까맣게 잊고 살았다. 

문제가 생긴건 대학교 1학년 때였다.


고등학교때 아버지 돌아 가시고 나서 오랫동안 비워 두었던 아버지 쓰시던

사랑방을 방이 시원해서 더운 날에는 가끔 그곳에 가서 낮잠을 자곤 했었다.
하루는 낮잠을 자고 있는데 꿈자리가 몹씨 혼란 스러워 잠에서 깨어 누운채로

방안을 둘러 보는데  악! 소리가 절로나며 총알처럼 방을 뛰쳐 나왔다.
능구렁이(능구렁이는 일반 구렁이 보다 왜소한 뱀임)가 내 머리맡 1m 앞 에서

내쪽으로 서서히 다가 오고 있는게 아닌가 그때 놀란 가슴은 지금도 뱀만 보면

그때처럼 두근 거린다.
사랑방을 너무 오래 비워 뒀던 터라 방문이 약간 뒤틀려 문을 닫아도 작은 공간이

생기는데 찬곳을 좋아 하는 뱀이 그 공간을 통해 들어 온것 같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국민학교시절 일꾼 아저씨 때문에 뱀을 저수지에 빠뜨려

죽인 벌이라고 생각 했었다.


그 일이 있은후 방안에 들어오면 한번 휘 둘러보는 습관이 생겼고 아파트에 사는

요즘도 습관적으로 방안을 살핀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런 습관이 있는건

그때 일에 대한 벌인가 보다.
작으나 크나 죄를 지으면 벌을 받았다 해도 평생  마음의 죄인으로 남는가 보다.

 

 

 

'바람房 > 自作詩와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하얀나비  (0) 2013.07.02
나의 발  (0) 2013.06.26
이발소  (0) 2013.06.20
인생  (0) 2013.05.06
첫눈 오는 날 하늘로 보낸 편지  (0) 2013.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