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09.06.13 서울대 교수·서양근대사)
콜럼버스가 바닷길을 통해 아시아로 가려는 계획을 세우고 스페인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자 스페인 국왕은 심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이 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심사위원들은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서쪽으로 항해하면 일본이나 중국에 도착할 수 있다는 콜럼버스의 주장에 경악했다.
이는 지구가 평평하다는 성경 말씀에 정면으로 배치되지 않는가! 이런 무지하고 고집 센 관료들과 종교인들의 반대 때문에 과학적이고 진취적인 콜럼버스의 신대륙 항해가 자칫 좌절될 뻔했다. 이상은 콜럼버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주 거론되는 유명한 일화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그야말로 새빨간 거짓말이다. 중세인들이 지구를 평평한 원판 모양으로 생각했고, 먼 바다로 항해해 가면 세계의 끝에서 폭포처럼 물이 떨어져서 배가 추락한다고 믿었다는 것은 신화에 불과하다. 중세 지식인들 중에 이런 식의 '평평한 지구(Flat Earth)'를 믿고 있던 사람은 한 명도 없었을 것이다. 지구가 둥근 공 모양이라는 사실은 고대 그리스 이래 식자층에서 상식으로 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지구가 평평하다는 성경 말씀에 정면으로 배치되지 않는가! 이런 무지하고 고집 센 관료들과 종교인들의 반대 때문에 과학적이고 진취적인 콜럼버스의 신대륙 항해가 자칫 좌절될 뻔했다. 이상은 콜럼버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주 거론되는 유명한 일화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그야말로 새빨간 거짓말이다. 중세인들이 지구를 평평한 원판 모양으로 생각했고, 먼 바다로 항해해 가면 세계의 끝에서 폭포처럼 물이 떨어져서 배가 추락한다고 믿었다는 것은 신화에 불과하다. 중세 지식인들 중에 이런 식의 '평평한 지구(Flat Earth)'를 믿고 있던 사람은 한 명도 없었을 것이다. 지구가 둥근 공 모양이라는 사실은 고대 그리스 이래 식자층에서 상식으로 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세인들이 지구를 평평한 원판 모양으로 믿고 있었다고 강변하는 신화가 만들어져 유포된 것은 19세기에 와서의 일이다. 특히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 미국 작가인 워싱턴 어빙(Washington Irving)이다. 그는 1828년에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삶과 항해》라는 책을 썼는데, 여기에서 콜럼버스는 지구 구형설을 받아들인 근대적 지식인으로 그려져 있는 반면, 당대의 관료들과 종교인들 대부분은 아직도 지구를 원판 모양으로 생각하는 무지몽매한 사람들로 묘사되었다.
그는 콜럼버스라는 주인공을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악의적으로 깎아내린 것이다. 그 배경에는 과학과 종교 간의 갈등이 놓여 있다. 새로운 과학의 발견에 대해 늘 종교계가 발목을 잡고 공격하였다는 것이다. 이 견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중세시대를 이성의 빛이 완전히 꺼져버린 '암흑시대'로 왜곡시켰다.
한번 잘못 알려진 지식이 고쳐지지 않고 끈질기게 살아남아 널리 인구에 회자되는 일이 자주 있다. 우리 사회에는 너무나 많은 거짓 신화들이 유포되어 있다.
그는 콜럼버스라는 주인공을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악의적으로 깎아내린 것이다. 그 배경에는 과학과 종교 간의 갈등이 놓여 있다. 새로운 과학의 발견에 대해 늘 종교계가 발목을 잡고 공격하였다는 것이다. 이 견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중세시대를 이성의 빛이 완전히 꺼져버린 '암흑시대'로 왜곡시켰다.
한번 잘못 알려진 지식이 고쳐지지 않고 끈질기게 살아남아 널리 인구에 회자되는 일이 자주 있다. 우리 사회에는 너무나 많은 거짓 신화들이 유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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