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文化/그때그일그사람

SNS 사진 소비시대.. 디카냐? 폰카냐?

바람아님 2013. 10. 22. 07:56
최근 휴대전화 전문업체인 노키아가 4100만 화소 카메라를 내장한 괴물 스마트폰 루미아1020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광학

10배줌을 탑재한 갤럭시S4 Zoom을 공개했고, 소니도 스마트폰에 장착하면 카메라 기능을 하는 신개념 촬영기기 DSC-QX10

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DSLR이 부럽지 않다"는 반응도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스마트폰 등장 이후

'디카 퇴출', '디카 종말 임박'이라는 자극적인 헤드라인들이 등장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요즘 IT기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스마트폰 카메라와 DSLR의 화질을 비교하는 리뷰들이 눈길을 끈다. 엄밀히 말해

 

이러한 비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해당 리뷰에서는 "이제 스마트폰도 고화질을 자랑한다"고 말하지만 고화질을 정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카메라에는 해상도, 색 재현, 계조, 자동초점, 렌즈 등 다양한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풀 프레임 혹은 크롭 바디

DSLR의 이미지 센서와 렌즈를 스마트폰의 카메라모듈과 일대일로 비교하는 것은 넌센스다.

스마트폰 속에 들어가는 카메라모듈에는 손톱보다 작은 크기의 면적에 렌즈와 이미지센서, 셔터 유닛이 집적돼 있다. 빛을 받아들이는 렌즈도 무척 작고, 빛을 전기신호로 바꾸는 이미지 센서 크기도 한계가 있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렌즈와 이미지 센서라도 들어오는 빛의 양이 적으면 고품질의 사진을 만들 수 없다. 두께가 얇아 초점거리가 매우 짧고, 렌즈도 제한적이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화질을 업그레이드 했다고 평가받는 아이폰 4S 카메라모듈은 이면조사센서(Back-Side Illuminated Sensor)를 채택해 조리개 값을 2.4까지 확보했다. 그래서 어두운 곳에서도 촬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렌즈도 5매로 구성, 구면수차를 없애는 등 광학적 특성까지 개선했다.

노키아 루미아1020은 조리개 2.2의 6매 렌즈군 칼짜이스 렌즈에 놀랍게도 손떨림 방지기능인 OIS까지 탑재했다. 하지만 여기까지. DSLR의 고감도 저노이즈, 다양한 렌즈군의 화각 활용, 인물사진을 위한 아웃포커싱은 아직 멀어 보인다.

실제로 스마트폰 카메라의 사진을 픽셀 단위로 확대해 보면 노이즈뿐만 아니라 이미지의 중앙과 주변부의 화질 차이, 낮은 선예도에 실망하게 된다. 아무리 이면조사센서를 사용하고, 명품 칼짜이스 렌즈를 도입했더라도 광학 성능을 위한 각 부품의 물리적인 크기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사진에 조금만 눈을 뜨면 화질에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스마트폰이 DSLR의 사용 빈도를 낮출 수는 있어도 성능까지 대체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진을 촬영하는 성능만큼 사진을 소비하는 방식도 중요해진 시대다. 2000년대 초반 디카 붐에는 인터넷 싸이월드와 블로그 열풍이 있었다. 현재 스마트폰이 디카를 위협하는 데에는 SNS 중심의 사진 소비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찍은 자리에서 바로 사진을 보정한 뒤 SNS에 올려 공유하고 '좋아요'를 누른다. 스마트폰에 의해 생산된 이미지의 생산과 소비의 거대한 그물망이 촘촘하게 얽혀 있는 시대다.

SNS를 중심으로 '자기인증'의 사진 생활을 즐긴다면 스마트폰으로 만족할 수 있다. 하지만 사진을 찍는 재미와 사진이 발휘하는 '자기 표현'에 욕심이 생기면 스마트폰으로 만족할 수 없다.

이를 간파하고 있는 카메라 회사들의 화두 역시 스마트폰이 넘볼 수 없는 35mm 풀사이즈 이미지 센서, 고화소 대응 렌즈 리뉴얼, 와이파이 장착 등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갈수록 스마트해지는 핸드폰을 향한 카메라 업체들의 반격도 눈여겨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