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디자인·건축

[정경원의 디자인 노트] [234] 재생 원사로 짜는 친환경 니트 슈즈

바람아님 2019. 8. 26. 16:53

(조선일보 2019.08.26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


캠퍼(Camper) 재생 원사 니트 슈즈 ‘드리프트(DRIFT)’, 2019년.캠퍼(Camper) 재생 원사 니트 슈즈 ‘드리프트(DRIFT)’, 2019년.


재생 원사 니트 슈즈(Knitted Shoes)가 유행하고 있다.

흔히 '갑피'라고 하는 신발의 윗부분을 니트 소재로 짜서 만드는 니트 슈즈의

장점은 발과 신발의 일체감으로 편안하다는 것이다.

니트 갑피는 가죽이나 '메시'(구멍이 숭숭 뚫린 망사) 원단으로 만든 것보다

무게가 가볍고, 공기가 잘 통해서 위생적이며, 촉감이 부드러워 착화감이 좋다.

디자이너들의 입장에서 보면 니트 슈즈는 모양과 색상의 제약이 거의 없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재생 원사 니트 슈즈의 보급을 이끄는 회사는 나이키와 아디다스다.

런던올림픽이 열렸던 2012년 나이키는 한 가닥의 실로 짠 갑피 '플라이 니트 레이서',

아디다스는 디지털 니트 기술을 활용한 '아디제로 프라임 니트'를 출시했다.

니트 슈즈는 적은 재료로 낭비 없는 생산이 가능하므로 폐기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아디다스는 바다에 버려졌던 플라스틱으로 만든 재생 원사 니트 슈즈를 생산하고 있으며,

나이키는 자사의 폐품을 수집·분해하는 시스템을 활용해 모든 재료의 75%를 재활용 소재로 충당하고 있다.

미국 '텍스타일 투데이'는 2017년 20억달러 규모였던 세계 니트 슈즈 시장이 2025년에는 32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1970년대 중반 폐타이어로 만든 신발창을 부착한 '카멜레온'이라는 제품을 출시하여 친환경 신발 제조업체로 주목받았던

스페인의 캠퍼도 2019년 봄·여름 컬렉션에 재생 원사로 만든 '드리프트(Drift)'를 선보였다.

드리프트 한 켤레를 만드는 데는 7.5개의 페트병에서 추출한 재활용 플라스틱 원사가 사용된다.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하여 환경오염을 줄이려는 신발업계의 '환경 친화적 디자인'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