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찍는 사진가는 의외로 많지 않다. 자연이 만들어준 그 색과 바람을 타고 사람의 마음을 휘감는 그 향기를 사진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사진가 한옥란의 꽃은 살아 있다. 꽃잎들은 살랑살랑 움직인다. 손을 대면 그 촉촉한 느낌이 전해질 것만 같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꽃에서 들릴 듯 말 듯한 소리가 나는 것만 같다. 푸른 하늘을 향해 꽃잎을 활짝 펼칠 때 느끼는 그 벅찬 마음의 두근거림이 들린다.
작가는 150년 전 처음 사진이 태어났을 때의 작업방식을 사용한다. 자연광 아래 낡은 뷰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백금 팔라듐 밀착 프린트로 사진을 만든다. 시간과 품이 많이 들어간다. 작가는 그 고단한 과정을 통해 작은 씨앗에서 꽃을 피우는 체험을 한다. 사람이 꽃의 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신경훈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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