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사진칼럼

[사진이 있는 아침] 원시의 자연속으로

바람아님 2014. 5. 1. 11:07


흰 눈이 쌓인 산비탈에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짙은 나무는 수묵화처럼 고즈넉하게 설경과 어우러져 있다. 한국의 단양에서 촬영한 이 사진은 영국의 사진가 마이클 케나의 작품이다. 삼척 앞바다 솔섬을 세상에 처음 알리기도 했던 케나는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등지를 다니며 동양의 정적인 아름다움을 찾아왔다.

그는 사진에 많은 것을 담지 않는다. 작품을 보고 무슨 의미를 지닌 것인지 해석하고 고민해야 할 필요가 없다. 그냥 보는 사람이 사진 속으로 들어가면 된다. 저 광야의 나무가 나 자신인 양 자연과 하나되는 상상 속으로 빠져들어가면 원시의 눈과 바람과 햇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신경훈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