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김대중 칼럼] ‘보수 대통령’으로 당당했으면

바람아님 2024. 5. 7. 00:37

조선일보  2024. 5. 7. 00:26

해병대 사건도 문제 있다면 구차한 해명 말고 정공법으로
보수가 부끄럽지 않게 보수 대표로서 당당하라
남은 기간 능동적으로 그래도 국민 시선 차갑다면
자리에 연연하지 말아야

4·10 총선은 우리에게 새삼 많은 것을 일깨워 줬다. 좌·우의 극명한 대결, 지역의 망국적 갈등, 온갖 범법 혐의자들의 금의환향, 그리고 김준혁과 양문석류(類)의 생환으로 상징되는 괴기한 선거였다. 평자(評者)들은 4·10 총선이 윤석열 정권의 실책과 윤 대통령의 불통에 대한 심판이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런데 선거란 원래 상대적 심판이다. 많은 국민이 윤 대통령에게 실망했다는데 그렇다면 그의 잘못이 범법자들과 그 아류들의 그것보다 더 심각했다는 말인가?

선거라면 으레 집권 세력이나 집권자를 비판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비판이 곧 민주주의의 정석이고 심판이 민주주의의 표현이라는, 교과서적 논리가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정책의 옳고 그름을 사리(事理)로 판단하기보다 행위, 말, 주변 상황 등에 휩쓸리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번 윤 정부에 대한 비판도 정책의 분야가 아니라 부인의 문제, 경제정책보다 대파값 같은 것에 휩쓸리는 것을 보였다. 이것을 좌파 의식이라고 말하는 학자도 있다.

문제는 ‘지금’이고 ‘앞으로’다. 윤 대통령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를 지지했던 보수·우파 국민들은 허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기저기서 한탄-개탄의 소리가 들린다. 윤 대통령을 겨냥한 모욕적인 언사와 노골적인 분풀이(조국)가 다반사다. 보수층에서도 윤 대통령의 지도력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있다. 여당에서조차 대통령의 무게가 가벼워진 분위기다.

야당과 좌파의 공세에 대해 이런저런 구실과 핑계를 대며 무엇을 설명하고 해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듯한 언행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보수 대표로 보수가 부끄럽지 않게 당당했으면 한다. 

윤 대통령이 앞으로 남은 기간 능동적으로 그 ‘무엇’을 했음에도 국민의 차가운 시선이 거두어지지 않는다면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결의로 나가야 한다. 대통령이면서 대통령 대우를 받지 못하고 야당의 모멸이 계속된다면 국정은 위험하다. 


https://v.daum.net/v/20240507002629009
[김대중 칼럼] ‘보수 대통령’으로 당당했으면

 

[김대중 칼럼] ‘보수 대통령’으로 당당했으면

4·10 총선은 우리에게 새삼 많은 것을 일깨워 줬다. 좌·우의 극명한 대결, 지역의 망국적 갈등, 온갖 범법 혐의자들의 금의환향, 그리고 김준혁과 양문석류(類)의 생환으로 상징되는 괴기한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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