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橫設竪設

[이영작의 여론&정치] 軍의 소수 정예화가 해결책이다

바람아님 2014. 8. 19. 07:26

(출처-조선일보 2014.08.19 이영작 前 한양대 석좌교수)

오합지졸 60만 필요한 게 아니라 北 南侵 막을 첨단 기술로 무장한
정예 20만, 제2 상비군 10만명을 공무원·일류사원처럼 대우하고
남녀 모두 定期 기초 훈련 받는 예비군 제도를 두어 보완해야

이영작 前 한양대 석좌교수 사진두 군인(軍人)이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다. 
영화 '명량'의 이순신 장군과 선임병들의 폭행으로 사망한 윤 일병이다.

영화 '명량'에서 소심한 일본 장수로 등장하는 와키자카는 임진왜란 초기 경기도 용인 근교에서 
1000명의 왜군으로 5만명의 조선군을 압사시켰지만 한산도 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에게 참패했고 
명량 해전에서는 330척을 거느리고도 12척의 배를 거느린 이순신 장군에게 괴멸되었다.

윤 일병 구타 사망 사건은 군 기강 해이의 심각성과 병영 내 각종 가혹 사건이 만연하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이런 군대로 국방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라는 회의론까지 일으킨다. 
국회는 '군 인권 개선 및 병영문화 혁신특위'를 구성하기로 하는가 하면 군 사법 체제 개선을 비롯하여 
국군 개혁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고, 국방부는 대대별 인권 교관을 임명하는 등 병영문화를 개선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병영 내 폭행 문제는 땜질식 방법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불안감에 떠는 부모들은 대책 없는 정부를 불신하게 되고 
병역 기피 시도를 정당화할 우려마저 있다.

이순신 장군은 군대는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지난 6월 하순 12명의 현역병이 사상(死傷)된 임모 병장의 총기 난사, 수류탄 투척 사건 중 총소리에 도망갔다는 소대장 
이야기는 1592년 용인에서 섬멸된 5만명의 조선군과 지금 우리의 60만 대군이 어떻게 다를까를 생각하게 한다.

과거에도 군 복무 중 기합도 받고 엎드려뻗쳐 엉덩이에 피멍이 들도록 침대 봉으로 맞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금 병영 내에서 일어나는 가혹 행위는 차원이 다른 것 같다. 더욱이 자살하는 현역병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인권교육을 하고 규율을 강화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작년 현역 입영자 32만2000명 가운데 심리 이상자가 2만6000명이고 524명의 범법(犯法) 전과자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현역병들이 폐쇄된 병영에서 전과자나 심리 이상자들과 같이 생활해야 한다는 것은 가족과 보호자들을 대단히 불안하게 한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1986년에 51%였던 현역 판정 비율이 최근에는 91%가 되었고 앞으로 5~6년 내로 98%가 된다고 한다. 
이처럼 현역판정 비율이 높은 것은 병역 자원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병영문화를 개선하고자 하는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병영 내 자살률, 폭력 사고, 총기 사고 등이 증가하는 것은 현역 판정 비율의 급격한 상승과 상관관계가 있어 보인다.

출산율이 계속 낮아지면서 앞으로 100% 현역 판정이 된다고 해도 60만 대군 유지는 불가능해질 것이다. 
설사 60만 대군(大軍)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해도 병영 폭력과 가혹 행위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군대가 전쟁이 터질 경우 휴전선을
온전히 지킬 수 있을까 염려스럽다. 우리에게 필요한 군은 60만 오합지졸(烏合之卒)이 아니라 북한의 남침을 막을 수 있는 
첨단 기술로 전투 준비가 된 군이다.

이제 국군의 소수 정예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사항이다. 
이를 위하여 국방과 군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이 요구된다. 국방은 최첨단 산업이다. 
오늘의 새로운 무기 체제는 내일의 새로운 산업이 되고, 새로운 세상을 창조한다. 
영국을 공포에 빠뜨린 독일의 V1·V2 유도탄은 우주산업의 바탕이 되었고, 원자폭탄은 원자력산업과 원자력 발전소가 되었다. 
빠르고 높이 나는 제트 전투기는 높고 빨리 나는 여객기로 진화하여 전 세계를 1일 생활권으로 바꾼다. 
무인 정찰 폭격기 드론은 몇 년이면 우리 생활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것이다.

또 현대적 위기 경영은 군이 가장 선진일 것이다. 미국에서 위기관리 책임자는 거의 모두 군 출신이다. 
군만큼 위기와 함께 사는 조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의 대기업들은 군 출신을 CEO로 고용한다. 
오늘의 군이 내일의 세상을 창조한다.

북한은 110만 상비군(常備軍)이라지만 우리는 인구 1000명당 4명 정도의 상비군으로 전문 정예화된 20만명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2006년 미국 국제전략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미국의 상비군 규모는 인구 1000명당 4.8명이고 대부분의 선진국은 인구 1000명당 
4명 미만 수준이다. 상비군을 지원하기 위하여 우리도 미국의 주(州)방위군과 유사한 10만명 정도의 제2 상비군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상비군의 자질과 대우를 공무원이나 삼성전자급으로 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역군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남녀 모두 기초 훈련과 병과 훈련을 정기적으로 받는 예비군 제도를 도입하여 병역의무를 지키게 한다.

우리 모두가 우러러보는 이순신 장군과 억울한 희생을 당한 윤 일병이 함께 오늘 우리의 군이 선택해야 할 방향을 보여주고 
있음은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다.



불로그내 <징병제와 모병제 관련 글> 

     1.모병제

     2.이젠 募兵制(모병제)를 논의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