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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나홀로 호황' 방심은 금물.. 금리인상 신중 등 목소리

바람아님 2015. 1. 5. 21:39

[국민일보 2015-1-5 일자]

 

미국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미 경제가 좋아졌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경제 전문가들에 의해 잇따라 제기됐다. 석유 수출과 인프라 투자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비로소 꿈틀거리기 시작한 경기를 부양시킬 수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하버드대 교수인 로런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3일(이하 현지시간) 보스턴에서 열린 미 경제학회 연례총회에서 "미 경제가 좋아졌다지만 아직은 불만족스러운 수준"이라며 "(경제위기 이전인) 2007년 성장세에 비춰보면 지금보다 10%는 더 성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10%가 추가 성장하면 가구당 2만 달러(2200만원)의 소득이 더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장도 같은 회의에서 미 경제가 여전히 미약하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상을 서둘러선 안 된다고 주문했다. 그는 "미국의 인플레 수준(1.2%)이 전반적으로 낮고, (경기가 좋아질 때 생기는) 임금 인상 압박도 저조한 수준"이라며 "때문에 연준이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미 경제계에서는 연준이 오는 6월을 전후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상황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연준은 인플레 목표치(2%)가 달성된다고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금리를 인상하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로젠그렌은 또 10년 전 경기가 나빴다가 회복기를 탔을 때인 2004년 6월 연준이 금리를 올린 상황을 거론하며 "당시 실업률은 5.6%, 인플레는 2.8% 수준이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실업률이 5.8%, 인플레도 당시보다 낮은 1.2%에 불과하다"고 했다. 미국 인플레와 관련해선, 뉴욕타임스도 지난 1일자 보도에서 국제유가 하락과 이에 따른 소비재 가격 하락이 심화될 경우 미 경제가 인플레보다는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서머스 전 장관은 미 경제를 더 부양시키기 위한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그는 "미국이 원유 수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원유 수출에 나설 경우 지난 20∼30년간 사우디아라비아가 그랬듯 미국도 향후 10년간 에너지 부흥을 구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석유 수출로 미국 유가가 오르기보다는 오히려 (국제유가 하락으로)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머스는 아울러 인프라 투자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미국은 역대 국내총생산(GDP)의 1% 정도를 인프라에 투자했지만 지금은 1%에 못 미치고 있다"면서 "2차 세계 대전 이후 경기부양기 때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미 경기 부양과 관련해 "전 세계적인 불황이 자칫 미국의 수출에 악재가 되거나 수입품 가격 하락으로 미 제조업이 타격받을 수 있다"면서 "미국이 세계 경제와 함께 회복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