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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늬가 피운 흥행의 꽃, '밤에 피는 꽃' [종합]

마이데일리 2024. 1. 14. 16:03 배우 이하늬의 일당백 활약으로 '밤에 피는 꽃'의 문을 열었다. 13일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이 이 방송 2회 만에 순간 최고 시청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전국 시청률 8.2%(전국 가구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한 데 이어, 순간 최고 시청률이 10.7%까지 치솟으며 MBC의 새로운 흥행작 탄생을 알린 것. 전설의 복면 미담을 찾던 수호는 얼굴을 가리는 너울을 쓴 여화에게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지 않소?”라는 질문을 던지며, 정체를 의심했고, 팽팽하게 대치를 이뤄 쫄깃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단 2회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에 진입하며 제대로 흥행 신호탄을 쏘아올린 ‘밤에 피는 꽃’. 여기서 주인공 여화 역을 맡아 극을 이끌고 있는..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248] 억울하면 출세하라, 출세를 하라

조선일보 2024. 1. 10. 03:03 현관으로 나오자 그곳에도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까맣게 밀고 밀리는 소란스러운 군중이었다. 그를 보기 위해서, 조르주 뒤루아를 보기 위해서 모여든 사람들이었다. 파리 사람들이 그를 바라보며 부러워하고 있었다. 그가 눈을 들자 아득히 멀리, 콩코르드 광장 저편에 국회의사당 건물이 솟아 있는 것이 보였다. 마들렌 성당 현관에서 부르봉궁 현관까지 한달음에 뛰어갈 것 같았다. 그는 구경꾼들이 양쪽으로 울타리를 이룬 높은 돌계단을 유유히 내려갔다. 그러나 그는 그들을 보지 않았다. -모파상 ‘벨 아미’ 중에서 야당 대표는 부산대 병원에서 수술에 필요한 검사를 받았지만, 가족과 측근이 ‘잘하는 곳’을 원한다는 이유로 혈세 2000만원이 드는 소방 응급 의료 헬기를 타고 서..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247] 공무원의 휴식권과 대민 서비스

조선일보 2024. 1. 3. 03:02 영웅적인 면이라고는 전혀 없는 그랑이 보건대 서기 비슷한 역할을 맡아보기로 작정했다. 모든 일에는 등록이나 통계 작업이 필요했는데 그랑이 맡아서 했다. 그랑이야말로 보건대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조용한 미덕의 실질적 대표자였다. 그는 선의로, 주저함이 없이 자기가 맡겠다고 했던 것이다. 리유가 그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자 그는 놀라서 말했다. “제일 어려운 일도 아닌걸요. 페스트가 생겼으니 막아야 하는 건 뻔한 이치입니다. 아! 만사가 이렇게 단순하면 좋으련만!” -알베르 카뮈 ‘페스트’ 중에서 많은 우체국이 점심시간에 셔터를 내린다. 2016년, 2인 이하 우체국에서 시작된 점심시간 휴식제가 5인 이하로 확대됐다. 주민센터와 구청 등 일부 지자체 관공서도 마찬가지다..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246] 사형수의 식단과 인권 존중 사회

조선일보 2023. 12. 27. 03:04 야채수프는 따뜻하다는 것이 유일한 장점인데 다 식어버렸으니 오늘은 그나마도 운이 없는 날이다. 생선이라고 해봐야 살점보다 가시가 더 많다. 얼마나 오래 끓여대는지 살점은 모두 떨어져 나가 형체를 분간할 수 없고 머리와 꼬리만 간신히 남아 있기 일쑤다. 죽은 식어버려 한 덩어리로 뭉쳐 있다. 말이 죽이지, 노르스름한 무슨 풀 같은 것을 썰어 넣은 것으로 어쨌든 끓여서 삼백 그램만 되면 그걸로 족했다. 죽이든 죽이 아니든, 죽이라고 하면 그만인 것이다.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중에서 “식사하셨어요?”는 우리 사회의 흔한 인사말이다. 품 떠난 자식의 안부가 궁금한 부모는 “밥은 먹고 다니냐?”고 묻는다. 친구들은 “언제 밥이나 먹자”며 헤어지..

"북에 최고 성탄선물은 자유, 너무 늦지 않게 배달되길"[장세정 논설위원이 간다]

중앙일보 2023. 12. 25. 00:27 탈북 다큐 주역 김성은 목사와 이현서 작가 미국 감독 제작 '비욘드 유토피아' '지상낙원' 탈출한 두 가족 스토리 1000여명 탈북 도운 목사 김성은 기획부터 참여, 탈북 현장도 동참 TED 강연 유명 탈북작가 이현서 총괄프로듀서와 내레이션 맡아 두 가족의 생생한 탈북 현장 영상과 스토리를 담은 미국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Beyond Utopia·지상천국을 넘어)'가 지난 10월 미국의 600여개 상영관에서 개봉됐다. 북한 관련 다큐 영화가 미국에서 상영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세계 독립영화계의 아카데미'로 불리는 미국 선댄스 영화제(SFF)에서 관객상을 받았고, 지난 9월엔 우드스톡 영화제에서 최우수 다큐상과 편집상을 받았다. ..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245] 민주주의와 인민민주주의

조선일보 2023. 12. 20. 03:03 “누가 내 편이 될래? 나는 너희들에게 고기를 주었고, 나의 사냥 부대는 너희들을 그 짐승으로부터 보호해 줄 거야.” 잭이 말했다. “너희들이 날 선출했으니 내가 대장이야.” 랠프가 말했다. “우리는 불을 계속 피워두려고 했어. 그런데 너희들은 먹을 것만 뒤쫓아 다니기나 하고….” “넌 안 그랬니?” 잭이 소리쳤다. “네 손에 들려 있는 뼈다귀를 봐!” 랠프는 홍당무가 되었다. 잭은 그를 무시했다. “누가 우리랑 재미있게 지낼래? 내 패에 들어올 사람?” “난 들어가겠어.” “나도.” “나도.” -윌리엄 골딩 ‘파리 대왕’ 중에서 야당이 민주 유공자 예우 법안을 정무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했다.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 국회에서 통과되면 5·18 민주화 유공..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244] 정치인의 한글 오기

조선일보 2023. 12. 13. 03:03 그래 편지를 쓰자. 그러고 나서 내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지는지 보기로 하자. 그러자 놀랍게도 그 순간 내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지면서 모든 고민이 말끔히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래서 기쁘고 마음이 들떠 나는 종이와 연필을 꺼내어 앉아서 이렇게 편지를 썼습니다. ‘왓슨 아줌마에게 아줌마의 도망한 노예 짐은 파이크스빌의 하류 2마일에 와 잇습니다 펠프스씨가 그를 붓잡아놓고 잇습니다 만약 아줌마가 상금을 보내면 풀어줄 거입니다. 헉 핀’ -마크 트웨인 ‘허클베리 핀의 모험’ 중에서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00 접어 나빌레라’ ‘가실 때에는 말없이 00 보내 드리오리다’. 조지훈의 시 ‘승무’,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의 일부다. 00에 공통으로 들어갈 말은 무엇일까..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243] ‘탄핵의힘’

조선일보 2023. 12. 6. 03:02 마녀로 고발되고 심문을 받는 데는 별다른 요건이 필요치 않았다. 증거 없는 의심은 희생 제물에게 고통스러운 결과를 초래했다. 진짜 마녀인지 아닌지 확신이 서지 않으면 사람들은 죄인을 묶어 물속에 던졌다. 어떻게든 물 위로 올라오면 그것은 그녀가 마녀라는 증거였고, 따라서 화형에 처했다. 마녀가 아니라면 물속에 빠져 익사해야 했다. 한스가 그녀를 고발한 동기는 너무도 뻔했다. 희생자의 소유물에서 자기 몫을 확보하려 했고, 비밀 제조법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한스 트랙슬러 ‘황홀한 사기극’ 중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또다시 탄핵 정국을 주도하고 있다. 표결 전 사의를 표명한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은 무산되었지만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 야당 대표를 수사한 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