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4. 13. 03:00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는, 편의점 리테일 본부에서 일하는 주인공이 자기가 관리하는 알짜 점포를 가로챈 선배 일로 부아가 나 있는데, ATM 기계를 독차지한 남자 때문에 분을 삭이는 장면이 나온다. 설상가상 뒤에 서 있던 아저씨가 버스 시간을 놓칠 것 같다며 양보를 부탁하자 주인공은 짜증을 누르고 양보하는데 그가 사라진 후 반전이 펼쳐진다. 최근 20·30대의 우울증 증가 원인을 SNS에서 찾는 기사를 보며 나는 이 장면을 떠올렸다. 내 할머니는 평생 고향에 머물며 고작 이웃들이 비교 대상이었다. 하지만 국제화한 요즘 세대는 세계 최고와 비교하며 스스로 초라해지는 순간을 수시로 경험한다. 그런 이유로 평범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내면화했다....내면의 수치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