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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복 칼럼] 한국 민주주의 아직 멀었다

중앙일보 2020.12.01 00:47 압도적 의석수 믿고 폭주하는 건 다수가 소수 압제하는 민주 독재 고상함과 담쌓은 정치 현실에서 성숙한 민주주의는 요원한 기대 이게 그가 말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냐고 울분을 토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러려고 촛불을 들었나 하는 자괴감에 괴로워하는 사람도 많다. 현 정부와 이전 정부를 조목조목 비교하며 차라리 박근혜 정부가 나았다고 사과하는 글이 서울대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한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하고 징계를 청구하면 추 장관을 지지하겠다는 풍자성 대자보가 대학가에 나붙었다. 이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물론 있지만, 여론조사 결과로 보면 안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다. http..

[송호근 칼럼] 수능이 위험하다

중앙일보 2020.11.23. 00:51 세계 최고의 입시공화국, 한국 팬데믹 3차 유행과 국가 대사 49만 명 청소년을 밀어 넣는가? 취소 혹은 강행, 정치결단이 절실 세계 최고의 입시공화국, 대한민국. 어지간한 정책은 잦은 정권교체로 폐지되거나 단명에 그쳤지만, 입시 하나만큼은 고목(古木)처럼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하는 중이다. 입신출세의 길목마다 설치된 시험의 장벽은 이웃나라 중국, 일본과 비할 수 없이 단단하다. 한국에 태어난 이상 어쨌든 뛰어넘어야 한다. 고위관료를 시험으로 선발해온 나라는 드물다. 대기업 좁은 문에도 서류심사, 적성시험, 심층 면접시험이 부비트랩처럼 설치돼 있다. 잘 못 건드리면 인생이 산산조각난다. 실패의 기억은 세월이 흘러도 꿈에 나타날 정도다. 온 국민이 식은땀을 흘린 대가..

[송호근 칼럼] 두 중국(衆國)으로 갈라선 합중국

중앙일보 2020.11.09 00:33| OK목장의 결투같은 미국 대선 망가진 민주주의, 회복 가능할까 치솟는 불평등이 민주주의의 적 우울한 전망, 우리를 돌아보게 해 성조기가 불탔다. IS대원이 아니다. 성난 미국 시민의 손에 의해, 유색인종과 미국에 빌붙는 모든 나라에 장벽을 치라는 트럼프 지지자들에 의해. 2차 대전 이오지마 전투에서 3만 명 사상자 투혼을 기리려 미해병대가 수리바치산 정상에 꽂은 그 성조기였다. 6·25 당시 중공군에 밀려 퇴각하던 장전호 병사들을 혹한에서 막아주던 성조기, 극한 대립으로 치닫다가도 애국의 눈물로 합중(合衆)을 일궈내던 그 성조기였다. 합중국은 두 중국(衆國)으로 갈렸다. 민주의 나라와 공화의 나라로, 자성(自醒)의 나라와 폭력의 나라로. https://news.j..

[배명복 칼럼] 고마워요 트럼프, 당신 덕분에…

중앙일보 2020.11.03 00:36 지도자 한 사람이 세상을 얼마나 바꿔 놓을 수 있는지 보여줌으로써 선거의 엄중한 의미 일깨운 것은 역사에 길이 남을 트럼프의 업적 현지 시각으로 오늘 미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실시됩니다. 4년 전 섣불리 당신의 낙선을 점쳤다가 망신을 당한 아픈 기억 때문에 이번에는 함부로 결과를 예단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때처럼 이번에도 당신은 여론조사의 열세를 극복하고, 역전극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게 아니면 ‘졸린’ 조 바이든에게 패해 단임 대통령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결과가 어떻든 지난 4년간 수고한 당신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당신에게 감사할 이유가 많습니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910286 [배명복 칼럼] 고마워요 ..

[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598] “본드, 제임스 본드”

조선일보 2020.11.03 03:00 추억의 한 막이 내렸다. 원조 ’007 제임스 본드' 숀 코너리가 90세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났다. 까까머리 중고등학생 시절 그는 우리 사내들의 영웅이었다. 길거리에는 여전히 ‘시-바ㄹ’ 택시와 삼륜차 기아마스타가 굴러다니던 시절 그는 마치 외계에서 날아온 듯한 차를 몰고 다녔다. 언제나 강렬한 눈매의 흐벅진 여인과 함께.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0/11/03/NXI6Z5DCOBHEVCIDH3Y4ADWEYA/ [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598] “본드, 제임스 본드” [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598] “본드, 제임스 본드” www.chosun.com [최보윤의 뉴스를 입다] 킹스맨보다 앞섰던 ‘..

[송호근 칼럼] 안정세라니까요!

중앙일보 2020.10.26. 00:42 촛불광장에서 탄생한 정권의 독주 흠결 제로 결벽증은 정권 중 으뜸 감사원장과 검찰총장이 최후 보루 정권의 무적 행진, 사란은 작란될 것 조선은 인민의 머리를 지배했던 지식국가였다. 500년 통치에 인민봉기나 민란이 없는 나라는 드물지만 조선은 예외였다. 19세기 후반, 드디어 민란이 발생했다. 1862년, 나무꾼 집단인 초군과 빈농이 주도한 진주민란에 신흥부자와 몰락양반이 합세했다. 관아와 사족들의 집이 불탔다. 조정은 사간원 정언을 지낸 박규수를 안핵사로 파견했다. 직언으로 명망이 높은 그가 사태를 왜곡할 리 없었다. 조정에 장계(狀啓)를 올렸다. “진실로 그 이유를 따져보면, 탐학관원과 사족들이 결탁해서 과도한 세금을 부당 징수한 까닭입니다. 묘당이 품처하게 ..

[송호근 칼럼] 언택트시대의 놀이터, 트로트

중앙일보 2020.10.12. 00:33 트로트가 언택트 시대 심신 달래 백성의 음이 흥겨운 곡조가 되는 치세지음이 훈민정음 창제 본뜻 차벽에 막힌 광화문 어찌 보실까 내가 트로트를 흥얼거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 눈물 짜는 노래, 못다 한 사랑을 달래는 즉흥적 가락, 트로트. 가공하지 않은 감정의 찌꺼기를 그냥 흘려보내는 뽕짝이 팝송으로 단련된 세대에겐 먼 곳의 북소리였을 뿐이다. 고령층을 제외하곤 지금의 5060은 청춘스타 클리프 리챠드, 애상의 연인 스키터 데이비스의 노래로 음악세계의 문을 열었다. 가끔은 피터 폴 앤 메리의 반전노래를 따라 부르다 사이먼 앤 가펑클의 절창에 흠뻑 젖기도 했다. 길거리 선술집에서 터져 나오는 ‘번지 없는 주막’은 소음, 또는 기껏해야 취기에 얹는 부모세대의 인생 넋두리..

[배명복 칼럼] 이러니 양두구육 정부란 말 나온다

중앙일보 2020.09.29. 00:49 말로는 생명을 중히 여긴다면서 국민 보호 의무 다하지 못하고 김정은의 비위 맞추기에 급급 코로나 탓에 국민이 참고 있어 가게 앞에 양 머리를 내걸었으면 양고기를 팔아야 한다. 양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면 그것은 사람들을 우롱하고 속이는 것이다. 언제부턴가 문재인 정부가 점점 양 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파는 ‘양두구육(羊頭狗肉) 정부’를 닮아가는 느낌이다. 국민의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는 문재인 정부가 서해 상 민간인 실종·피격 사건에 대처하는 걸 보면서 의심이 더욱 짙어진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883451 [배명복 칼럼] 이러니 양두구육 정부란 말 나온다 [배명복 칼럼] 이러니 양두구육 정부란 말 나온다 언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