其他 1295

[송호근 칼럼] 청명한 하늘에 마음은 먹구름

중앙일보 2020.09.28 00:51 코로나와 정쟁에 시달린 심신을 은은한 달빛에 위로받고 싶은 추석 진의가 민심 닿지 못하면 무민 통치 허물이 재앙을 부를까 따져볼 일 예로부터 민족 사명절(四名節)은 설, 단오, 추석, 동지, 그중 으뜸이 추석이었다. 여름의 땡볕과 산골 물소리가 잦아들면 산천초목에 산고(産苦)의 결실이 저마다 색깔을 드러내는 절기. 폭풍과 폭우에 시달린 기억이 곡식 낱알에 스며들어 고된 노동의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은근히 일러주는 추석의 달빛을 누가 외면할 수 있으랴. 조상 묘소에 머리를 조아려 묵언의 위로라도 받고 싶은데 마스크 쓴 얼굴로 헷갈리게 하는 것은 불경죄일 터. 게다가 “불효자는 ‘옵’니다”라고 공개적으로 만류하는 시국이니 고향길을 나설 수도 없다. 이번 추석엔 ..

[배명복 대기자의 퍼스펙티브] 한국 삶의 질 수준, 미국·프랑스보다 높다는데..

중앙일보 2020.09.24. 00:36 100점 만점에 89점으로 세계 17위 정보통신·교육·안전은 최고 수준 환경·포용성은 미흡, 개선 노력 필요 체감 현실과 괴리 탓 반응 엇갈려 사회발전지수(SPI)로 본 한국 지난주 미국 워싱턴 소재 비영리 기관인 소셜 프로그레스 임페러티브(Social Progress Imperative)가 2020년 사회발전지수(SPI) 보고서를 발표했다. 각국의 사회발전 수준을 보여줄 수 있는 50개 지표를 조사 분석해 100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한 보고서다. 각국의 ‘삶의 질’을 나타내는 종합성적표라는 게 소셜 프로그레스 임페러티브 측 설명이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가 파트너로 참여하고, 시스코와 록펠러 재단이 후원해 2014년부터 매년 발표하고 있다. https:..

[송호근 칼럼] 코로나 찬스, 민주주의가 위험하다

[중앙일보] 2020.09.14. 00:45 추 장관이 어긴 건 법 이전에 규범 아들의 고발행위는 민주정신에 마취바늘을 꽂는 반민주 자유주의 국회는 상대 골문이 빈 닥공 축구장 유난스런 여름이었다. 코로나에 지친 마음을 태풍이 연이어 강타했다. 강풍이 집을 흔들고 불어난 급류가 제방과 교량을 무너뜨렸다. 물에 잠긴 논밭, 침수된 집을 바라보는 이재민의 허탈한 심정은 도시로 감염됐다. 2분기에만 전국 점포 십만 개가 폐업했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는 빚으로 버티고, 실직자와 휴직자는 사채를 쓰거나 극단적 선택에 몰렸다. 사회적 치유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사 전문(全文)은 아래 링크로 해당기사와 연결됩니다 [송호근 칼럼] 코로나 찬스, 민주주의가 위험하다 무상지원금 혜택을 받더라도 민주시민이라면 절대 잊지 말..

[배명복 칼럼] 괴물이 된 소셜미디어

[중앙일보] 2020.09.08 00:39 너무나 힘이 세진 소셜미디어 21세기 리바이어던으로 등장 정치적 제도와 민주주의 위협 사용자 각성과 절제, 규제 필요 미국 대선을 두 달 앞두고 페이스북이 ‘미 선거를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New Steps to Protect the U.S. Elections)’를 내놓았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일 발표한 조치들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것은 11월 3일 대선 직전 1주일 동안 신규 정치 광고 게재를 중단한다는 내용이다. 선거 막판에 특정 캠프가 거짓 정보를 이용한 정치 광고를 페이스북에 올릴 경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바로잡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대선 레이스 마지막 한 주..

[송호근 칼럼] 코로나를 악용한 건 정부였다

[중앙일보] 2020.08.31 00:45 지난 주말 의료계는 긴박했다. 전공의협의회 회장의 공지문이 발송됐다. 의료계 7개 단체가 국회·의료계 협상안을 두고 밤샘 토론을 벌였다. 일요일 새벽, 협상안은 부결됐다. 정부발(發) ‘정책 4안’을 원점으로 돌리고, 코로나 진정 후 논의를 시작하자는 게 국회가 내민 협상안이었다. 아쉽다. 의료계는 또 공론의 뭇매를 맞게 됐다. 의료계가 받은 상처가 그만큼 치명적이고, 정부·국회 일심동체에 대한 불신의 골은 그만큼 깊다는 뜻이다. 국민은 허허벌판에서 코로나를 맞는 상황이 됐다. 코로나 진압이 먼저라는 의료계를 따돌리고 의료공약 강행한 정부 여당은 파업을 악성바이러스 매도 K-방역 의료전사들 결국 돌아서 기사 전문(全文)은 아래 링크로 해당기사와 연결됩니다 [송호..

[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588] 원금과 이자

조선일보 2020.08.25. 03:13 2002년 8월 세계생태학대회(INTECOL)가 우리나라에서 열렸다. 당시 한국생태학회는 솔직히 이런 규모의 세계 대회를 개최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건만 선배 교수들이 중국이 개최하려고 2년 가까이 만지작거리다 포기한 걸 덜컥 물어오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았다. 나는 어쩌다 공동 조직위원장을 맡아 해외 석학들을 기조 강연자로 모시는 작업을 수행했다. 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25/2020082500010.html [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588] 원금과 이자 [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588] 원금과 이자 2002년 8월 세계생태학대회(INTECOL)가 우리나라에서 열렸다. 당시 한국생태학..

[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587] 오랑우탄과 파스칼

조선일보 2020.08.18 03:10 8월 19일은 '국제 오랑우탄의 날'이다. 유전자 분석에 따르면 오랑우탄은 약 1500만~1900만년 전에 고릴라, 침팬지 등 아프리카 유인원으로부터 분화되어 아시아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했다. 오랫동안 보르네오오랑우탄과 수마트라오랑우탄 두 종이 있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아주 최근인 2017년에 타파눌리오랑우탄이 새롭게 발견돼 모두 세 종이 되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세 종 모두 '심각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한다. 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18/2020081800001.html [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587] 오랑우탄과 파스칼 [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587] 오랑우탄과 파스칼 8월 19..

[송호근 칼럼] 괴로운 아파트 공화국

[중앙일보] 2020.08.17 00:43 역대급 장마와 코로나에 지친 서민을 타격한 건 ‘집값 전쟁’이었다.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 길 없는 김현미식(式) 답안인 임대차 보호법과 부동산 관련 세금 인상. 김 장관은 집값을 마침내 잡는다는 듯 당차게 선언했는데, 그게 또 무슨 화근일지 두려운 시민들은 각자의 셈법에 돌입했다. 아무리 계산해도 아리송했다. 번듯한 내 집은 가능할까? 세금은 겁나게 올랐다. 세무사에게 문의했더니, ‘공부 중’이라는 답변. 시민들은 근심 속에 날이 새고, 김현미 사단은 신약(神藥)을 찾아 행군 중이다. 내 집 마련에 절치부심하던 사십대가 떠올랐다. 그건 악몽이었다. 사십대, 삼봉을 넘어야 중산층 닥치고 증세가 좌파의 양식인가 주택매매와 소유 비용 늘린다면 주거정의는커녕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