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말[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244〉 동아일보 2020.05.09. 03:02 바람의 말 ―마종기(1939∼ )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 文學,藝術/詩와 文學 2020.05.10
[박정호 논설위원이 간다] 순간을 찍고 감흥을 읊고..시인이 따로 있나 중앙일보 2020.05.06. 00:49 사진과 만난 5행 안팎의 짧은 시 새로운 형식의 문학 장르로 부상 잡지·동호회·지역공모전 잇따라 "아직 사진설명 수준 많아" 일침도 ━ 스마트폰 시대의 문학 ‘디카시’ 신록의 5월이 익어간다. 코로나19 대재앙으로 혹독한 시련을 겪은 올봄도 여름에 자리를 .. 文學,藝術/詩와 文學 2020.05.07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47>구름에 대하여 구름에 대하여 ―엄원태(1955∼) 이 가을엔 구름에 대해 써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구름에 대해서라면 누가 이미 그 불운한 가계의 내력과 독특한 취향까지 세세히 기록한 바 있고 심지어 선물상자라며 하늘수박을 제멋대로 담아본 이도 있다지만, 구름은 뭣보다도 오리무중에 암중모색이 .. 文學,藝術/詩와 文學 2014.12.14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46>삼 분 전의 잠 삼 분 전의 잠 ―이장욱(1968∼) 용서를 빌러 그곳에 갔네 발밑으로 흘러내리는 모래들 내 잠 속에 쌓이고 있었네 삼 분 전의 잠에서 깨어 삼 일 전의 잠을 추억하는 자 삼 일 전의 잠에서 깨어 삼 년 전의 잠을 추억하는 자 그때 그 오래된 눈빛은 우연한 것이었으나 아, 이런 바람은 괜찮은.. 文學,藝術/詩와 文學 2014.12.11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9>바람 바람 ―다카하시 아유무(1972∼) 나와 사야카 그리고 바테루텐(홈스테이 집의 아들) 세 사람이 양을 몰고 초원을 한없이 걸었다. 나는 하모니카로 밥 딜런의 ‘바람의 소리’를 불었다. 장난을 좋아하는 바테루텐이 내 손에서 하모니카를 뺏는다. “하모니카 불 줄 알아?”라고 묻자, 그는 .. 文學,藝術/詩와 文學 2014.12.09
[고미석의 詩로 여는 주말]숨결 김기라 작가의 ‘맥주가 있는 정물’.숨결 이희중(1960∼) 오래전 할머니 돌아가신 후 내가 아는 으뜸 된장 맛도 지상에서 사라졌다 한 사람이 죽는 일은 꽃이 지듯 숨이 뚝 지는 것만 아니고 목구멍을 드나들던 숨, 곧 목숨만 끊어지는 것만 아니고 그의 숨결이 닿은 모든 것이, 그의 손때.. 文學,藝術/詩와 文學 2014.12.08
[가슴으로 읽는 동시] 김장하던 날 (출처-조선일보 2014.12.06 이준관 아동문학가) 김장하던 날 한 포기씩 소금 절여 채반마다 가득하게 숨죽여 쟁여 있는 노란 얼굴 배추들 항아리 가득 재이며 엄마 손이 바쁘다. 마늘 까기 돕느라고 눈물 흘린 아이들 고모네 식구까지 거실에 둘러앉아 "애미야, 간 좀 잘 봐라." 온 집안이 시.. 文學,藝術/詩와 文學 2014.12.06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7>탱자는, 탱자가 아닙니다 탱자는, 탱자가 아닙니다 ―장옥관(1955∼) 탱자는, 탱자가 아닙니다 탱자처럼 올라붙은 불알 가진 수캐가 아닙니다 꽃핀 암캐 항문이나 쫓는 수캐가 아닙니다 갓 피어난 채송화 꽃밭 휘저으며 나비를 쫓다가도 눈동자에 뭉게구름을 담아냈지요 비록 늘 굶주렸지만, 이웃의 후한 대접에는 .. 文學,藝術/詩와 文學 2014.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