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文化/좋은 글

나룻배와 사랑손님

바람아님 2015. 10. 14. 00:18





나룻배와 사랑손님 / 이정규


 

뿌연 안개비로 취장을 하고
힘겨워 떠나가는 배여
퇴색된 세월이 미웠나요
가슴 벅찬 행복했던 시간은
물보라 속에 숨겨 두고서


술도 사랑도 지나치면
취하겠지만
단풍잎처럼 가슴에 물든 사랑이
어느 세월에 지워질 수 있으려나
정녕 기약이 없음을


돌아보니
빈손의 사랑은 가진 게 없고
맺지 못할 인연 속에
저 강물은 무심으로 흐르니
곧은 대죽 같은 마음의 뜻
어찌 이 마음을 알아주리오 마는


슬픈 여운 속에
행복했던 기억을 지워야 하는지
야월 삼경 이 한밤에
달빛이 구름에 가리듯
사랑 손님
끊어진 인연에 옷소매 눈물 적시며
돌아서야만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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