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橫設竪設

[만물상] UFO

바람아님 2016. 1. 6. 11:01

(출처-조선일보 2016.01.06 박건형 논설위원·산업2부 기자)

1947년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웰에서 비행체 잔해와 시체가 발견됐다. 
공군은 처음엔 UFO(unidentified flying object)라고 발표했다가 곧 기상관측용 기구(氣球)라고 말을 바꿨다. 
사람들은 정부가 UFO와 외계인을 비밀 기지 '에어리어51'에 숨겼다고 믿었다.
 'X파일' '인디펜던스 데이' 같은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에어리어51을 소재로 삼았다. 
1995년 미국 정부는 당시 비행체가 옛 소련의 핵실험 때 발생하는 저주파음을 탐지하려고 띄운 풍선이었다고 발표했다.

▶UFO 목격담은 갈수록 줄고 있다. 
영국의 '이상 현상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협회(ASSAP)'는 2013년 UFO 목격 사례가 1988년보다 96%나 줄었다고 했다. 
고해상도 카메라가 달린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이 세계에 수억명이어도 여전히 UFO 사진은 흐릿하다. 
1000개가 넘는 인공위성이 24시간 지구 곳곳을 내려다보고 있지만 UFO를 발견하지 못했다.
[만물상] UFO
UFO(unidentified flying object)의 비행은 현대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지구의 중력을 이기고 상하좌우로 빠르게 움직였다가 공중에 멈추기도 하는 비행체는 아직 가능성조차 없다. 
소리 없이 나는 UFO는 음속(音速)을 돌파할 때 나오는 굉음 '소닉붐'도 극복하는 존재다. 
어디에서 오는지도 문제다. 태양계와 가장 가까운 별은 빛의 속도로 4.3년이 걸린다. 
가장 빠른 탐사선으로도 빛이 3분이면 가는 화성까지 22개월이 걸린다. 
유일한 가능성은 초고도(超高度) 문명뿐이다.

▶미국 대선 주자 힐러리 클린턴이 기자들과 만났다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UFO의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UFO 관련 자료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선거대책본부장 존 포데스타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미국은 1947년부터 69년까지 UFO 조사를 진행했다. 이 중 13만건은 인터넷에 공개돼 있다. 
하지만 아직 기밀로 남아 있는 문서와 사진도 많다. 
미국 정부는 안보와 관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거기에 UFO의 진실이 담겼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유력 정치인이 UFO나 외계인을 언급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대통령 시절 언론에 "러시아  대통령은 외계인에 대한 정보가 담긴 1급 비밀 폴더를 받는다"고 했다. 
"러시아에 있는 외계인들을 제어할 수 있다"고도 했다. 영화 '맨 인 블랙' 같은 얘기다. 
힐러리와 메드베데프가 정말 UFO와 외계인의 정체를 알고 있을 리는 없을 것이다. 
농담 삼아 한 발언에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두 나라 대통령이 가진 힘이 대단하긴 한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