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엘레지의 여왕'이 19~20일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김해·대구·성남에 이르는 전국 투어 공연을 시작한다. 올해는 194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한 지 57년차. 55주년과 60주년 사이, 다소 어중간한 시기에 대규모 투어를 감행하게 된 건 최근 1년 새 온 마음가짐의 변화 때문이다. 지난 달 28일 그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57년간 너무나 사랑해주신 팬들께 보답하기 위해 할 수 있을 때 최대한 노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솔직히 나이가 드니 6개월 후를 예단하는 것에조차 소심해지더라고요."
이번 공연의 이름은 '가족음악회'다. '엄마야 누나야'라는 부제도 달았다. "제 관객은 주로 70대 이상 노년층이에요. 한번은 97세 어르신도 오셨죠. 이번엔 이분들의 아들 손자 며느리 전부 모여서 함께 부르고 공감할 수 있는 곡들을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어르신들에게 익숙한 전통 가요와 민요를 기반으로 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도를 더했다.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클래식 음악의 요소를 처음으로 접목한 것. "동백아가씨, 기러기 아빠 등의 곡을 심포니(교향곡)로 편성했죠. 클래식과 대중가요가 어우러지면 어떤 멋이 나올 수 있을지…. 저도 조심스럽게 시도 중이에요." 코리안팝스오케스트라와 KBS 열린음악회 지휘자 출신의 이경구와 바리톤 고성현이 무대를 함께 빛낸다.
이미자의 존재는 이미 한국 가요계에서 전설이다. 1990년까지 발표한 곡만 2069개. 그해 한국에서 가장 많은 노래를 낸 가수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현시점까지 총 몇 개의 곡을 발표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웃으며 "세본 적이 없어 모르겠다"고 말했다.
1960년대에는 베트남을 찾아 파병 용사들과 노래를 불렀고 2003년에는 휴전선 넘어 평양에서 공연을 열었다. 데뷔 30주년이던 1989년에는 대중가수 최초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했다. "전 우리 전통 가요를 고귀하게 여겨요. 가요는 시대의 흐름을 대변하고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사랑, 슬픔의 감정을 가사와 멜로디로 오롯이 표현할 수 있는 힘이 있어요. 요즘 가요와는 참 다르죠."
데뷔 60주년 공연은 따로 생각지 않고 있다지만, 팬들을 위한 선물은 준비 중이다. "언제까지 노래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자꾸 조급해져요. 더 늦기 전에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중 음반을 완성하기로 했어요. 데뷔 60주년을 기해서 팬들께 드리고 싶습니다."
반세기 이상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아래서 살았지만 정작 본인은 '평범주의자'를 자처한다. "제 일상은 참 단조로워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늘 집에 있고요." 여왕의 취미는 소박하게도 뜨개질이다. 리허설과 공연 와중에도 짬을 내 불우아동을 위해 100개가 넘는 털조끼와 털모자를 떠서 보내기도 했다.
'할 수 있을 때 최대한 할 것'이라며 끊임없이 미래를 걱정하는 그에게 조심스레 건강은 어떠냐고 물었다. "특별히 안 좋은 건 없어요. 건강 체질도 아니지만요." 그는 웃으며 덧붙였다. "무대를 잘 마치고 나올 때마다 제 자신이 어떻게 해냈을까 의아할 때가 많아요. 정신력으로, 나쁘게 말하면 발악하는 거죠."
공연 문의 1566-2505
[오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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