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16-02-06
▷환추시보는 북한의 4차 핵실험을 사설로 비판했지만 이후 “중국은 북한 정권 ‘죽이기식’ 안보리 결의에는 반대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특히 한국에 대해 “미국의 한 개 ‘바둑알’에 불과하다”며 얕잡아보는 시각을 드러냈다. 우리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도입 검토도 “중국의 안전이익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 신문이 거칠고 무례하게 한국을 공격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런민일보와 환추시보를 모두 방문해본 사람들은 분위기가 대조적이라고 말한다. 권위지인 런민일보사는 관료적이고 딱딱한 격식이 느껴지지만 대중지인 환추시보는 젊고 도회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실제 지면에서도 런민일보가 시진핑 주석 동정 등 공식적인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는 것과는 달리 환추시보는 독자들의 관심사를 상업적 감각으로 편집해 전달하는 데 치중한다. 상대적으로 젊은 필진이 시장(市場)을 의식해 제작하다 보니 오만하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들이 자주 등장한다.
▷베이징 외교가에선 환추시보가 중국 당국을 꼭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일본 한국 등과의 민감한 이슈에 대해선 당국의 속마음을 내비치는 거울 역할을 한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사설의 경우 문구 하나까지 검열을 받기 때문에 관(官)의 입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북의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런 매체를 통해서라도 중국의 기류를 헤아려야 하는 불통의 한중관계가 갑갑하다.
한기흥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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