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産業·生産·資原

10년후 가장 유망산업? 韓中 인공지능 vs 日 사물인터넷

바람아님 2017. 1. 6. 00:01
매일경제 2017.01.05 17:58

"4차산업 경쟁 치열..협력 상대는 자국기업"
"한중관계 악화될것" 中 70%로 韓에 비해 높아

◆ 韓中日 CEO 설문조사 ◆

韓 매경·日 닛케이·中 환구시보, CEO 304명 설문조사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한·중·일 기업 간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10년 후 가장 유망한 산업을 묻는 질문에 한국과 중국 경영자는 인공지능(AI)이라는 답변이 각각 38.5%, 41%로 가장 높았다.

일본 경영자는 가전, 가구 등 생활의 모든 것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44%로 가장 높았고, 이어 38.8%가 AI를 선택했다. 한국과 중국 경영자들도 AI에 이어 IoT를 각각 30.8%, 21%로 높은 순위에 올려놨다.


바이오·헬스케어의 경우 한국과 중국 경영자는 각각 21.2%, 21%가 가장 유망한 산업이라고 답한 반면 일본 경영자는 3.1%만이 선택하는 데 그쳤다. 일본 기업들은 이미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상당 부분 앞선 상황인 데다 IoT와 AI 응답 비율을 합하면 80%를 훌쩍 넘을 정도로 거의 모든 기업이 두 분야에 총력전을 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IoT를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을 서둘러 도입하려는 이유로 제조업 생산성 향상을 꼽은 경영자는 중국이 59%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일본(43.3%)과 한국(35.6%) 순이었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은 IoT를 통해 제조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역시 그동안 제조업 혁신의 대명사로 불려왔던 '카이젠'을 IoT를 통한 4차 산업혁명으로 뛰어넘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한국 경영자는 4차 산업혁명 도입 이유로 중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제조업 생산성 향상(35.6%)보다 새로운 시장 창출(55.8%)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중·일 경영자들은 모두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인수·합병(M&A)이나 벤처 투자, 자체 기술 개발보다 '타사와의 기술 제휴'를 가장 효율적인 방안으로 꼽았다. 외부와의 협력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셈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한·중·일 기업과 협력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자국 기업과 협력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왔다. 과거 산업화 시절 효율적인 공급망 구축과 기술 개발을 위해 한일 협력이나 한·중·일 협력을 강조하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중·일이 새로운 산업을 놓고 초기부터 치열하게 경쟁할 만큼 기술 수준이 대등해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과 중국 경영자는 자국 기업과의 협력 의사가 각각 39.4%, 55%인 반면 일본 기업은 무려 95.8%가 자국 기업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 경영자 가운데 14%가 일본과의 협력을 강조한 반면 한국과의 협력은 3%에 그쳤다.

한국 경영자가 한국 외에도 중국(37.5%), 일본(14.4%)과의 협력 의사를 내비친 것과는 상당한 온도 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중·일 재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자국 중심주의는 한·중·일 사이의 외교·안보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일 간의 대립이 부각됐지만 올해에는 한중 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 경영자들은 한국과의 대립이 올해 개선(19%)보다 악화(70%)될 것이라는 의견이 훨씬 많았고, 한국 경영자 역시 중국과의 대립이 개선(24%)보다 악화(50.9%)될 것이라는 전망이 더 많았다.


오태헌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은 물론 민감한 현안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 한·중·일 기업 간 협력이 강화되기 어려울지 모른다"면서도 "세계 경제 중심축이 동북아로 이동하고 있고, 그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서 한·중·일이 새로운 성장 전략을 모색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설문조사 어떻게

한국(104명), 중국·일본(각각 100명) 경영자 304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12월에 걸쳐 설문 작성과 앙케트를 실시했다. 일본과 중국은 제휴 관계에 있는 니혼게이자이신문, 환구시보가 설문을 담당했다. 설문 결과는 한·중·일을 대표하는 각 미디어에 동시에 게재됐다. 한·중·일 앙케트는 해마다 실시하고 있으며, 각국 경영자들이 거시경제, 신성장산업 등에 관해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다.


[특별취재팀 :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박대의 기자 / 김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