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美國消息

오후여담고별 연설/오바마 대통령, 퇴임 후 어떤 길 걷나

바람아님 2017. 1. 11. 23:53

오후여담고별 연설

문화일보 2017.01.11 12:10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서 임기 8년을 마무리하는 대국민 ‘고별 연설’을 했다. 그는 연설에서 “인생을 살아오면서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노력하면 비범한 일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은 적이 수없이 많다”며 단합을 호소했다. 이 연설을 듣기 위해 혹한에도 신청자가 몰리는 바람에 입장권이 배포 2시간 30분 만에 동났고 인터넷 경매에서 1장당 300달러에 거래될 정도로 관심이 폭발적이었다.


고별 연설은 1796년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 이후 백악관을 떠나는 미국 대통령의 오랜 전통이다. 역대 대통령 고별 연설 가운데 미국 국민은 ‘명연설’로 조지 워싱턴의 연설을 꼽는다. 그는 당쟁과 파벌주의를 경고했고, “모든 나라와 화평하고 자유로이 교역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온건한 방법으로 상업의 흐름을 넓히고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20년이나 지난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61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고별 연설도 명연설로 꼽힌다. 그는 “군부 세력과 군수산업 세력에 의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에 맞서야 한다”면서 “잘못된 권력이 재앙에 가까울 만큼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국익은 개인의 이익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유명한 고별 연설을 마치고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안이 가결된 지 4일 만에 사임했다.


임기 말임에도 무려 50%를 웃도는 지지율을 보일 만큼 많은 국민이 오바마의 퇴장을 아쉬워하고 있다. 이처럼 역대 대통령 중에서도 이례적인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 비결은 뭘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집권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부패와 스캔들이 없었던 것도 이유겠지만 무엇보다도 국민과 함께하는 ‘소통 능력’이다. 그는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안)’ 추진을 위해 의회를 찾아가 입법을 반대하던 야당 의원들을 일일이 설득해 지지를 이끌어냈다. 희망과 감동의 메시지로 국민과 정적들의 마음을 다독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바마의 고별 연설이 있던 날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에 대한 부실한 답변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해 서글픔마저 느끼게 한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은 하나같이 불행하게 임기를 마쳤다. 우리는 국민이 원하는 고별 연설을 언제쯤 들을 수 있을까.




오바마 대통령, 퇴임 후 어떤 길 걷나

서울경제 2017.01.11 15:50


휴식과 저술활동 우선..차세대 리더 발굴 도울 듯, 민간 외교관설·미셸 오바마 출마설 가능성 낮아, 딸 교육 위해 워싱턴DC 거주 이어갈 계획
버락 오바마 대통령 가족(오른쪽)과 조 바이든 부통령 부부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매코믹 플레이스에서 열린 고별연설 이후 청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시카고=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대통령 가족(오른쪽)과 조 바이든 부통령 부부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매코믹 플레이스에서 열린 고별연설 이후 청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시카고=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고별연설을 끝으로 사실상 8년의 백악관 생활을 정리하는 가운데 미국 정계에서는 백악관을 떠난 그의 행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56세로 은퇴를 꿈꾸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이기 때문이다.


일단 퇴임 직후 그는 일정 기간 휴식과 저술활동에 몰두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26일 백악관 선임고문 출신인 데이비드 액설로드가 진행한 팟캐스트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잠시나마 미국 대통령으로서 짊어졌던 무한책임을 내려놓는 데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했다. 이 방송에서 액설로드 전 고문이 “(차기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에게 맞설 창끝이 돼주기를 바라는 기대가 있다”고 운을 떼자 오바마 대통령은 “(퇴임 다음날인) 1월21일에는 자고 싶다”며 “미셸과 정말 멋진 휴가를 떠나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또 “내가 쓰고 싶은 첫 번째 책에 대해 생각할 것”이라고 말해 미국 정계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간 자신의 경험담을 집필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장기적으로는 후학 양성이나 민주당 차기 리더 발굴에 힘을 쏟을 가능성이 높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젠 사키 전 국무부 대변인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차세대 지도자가 될 인사를 발굴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공영 라디오 방송 NPR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재건이라는 부분에서 내 역할이 뭔지 살펴보고 있다”며 “기후변화와 건강보험, 형사사법 개혁 등의 사안에 관심 있는 젊은 인재들이 충분한 활동자원과 언론의 관심, 그리고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지미 카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처럼 민간외교관으로서 국익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찾아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트럼프 정부가 오바마 대통령의 공적 역할을 원치 않을 가능성이 높아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아울러 지난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호소력 높은 지지연설로 일약 정치 스타로 부상한 미셸 여사가 대통령에 출마할 것이라는 설도 나온다. 오바마 여사는 “절대 공직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지만 정가에서는 기대 섞인 관측이 꾸준히 흘러나온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가 어떤 길을 선택하든 그들은 퇴임 후 워싱턴DC를 떠났던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둘째 딸 샤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오는 2019년까지는 백악관 인근에 머물 계획이어서 트럼프 차기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시카고선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워싱턴DC 웨스트엔드 지역의 세계야생동물기금(WWF) 빌딩 안에 개인 사무실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 사무실은 퇴임 후 거주지인 칼로라마하이츠에서 차량으로 6∼7분, 백악관에서는 약 10분 거리에 있다. 


/이수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