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성-2형이 미국 자극 선제타격 진지하게 고려
북한에 중국 석유는 국가시스템의 산소마스크
중국은 사드 제재 앞서 대북 송유관부터 잠그라
북한의 장마당에서는 군·국가수송기관·발전소에서 빼돌린 석유와, 석유를 기반으로 한 제품들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특히 인기가 있는 것은 석탄과 땔나무보다 화력이 세고 연기가 나지 않는 액화석유가스(LPG)다. 액화석유가스라는 것도 중국에서 수입한 원유에서 만드는 것이다. 북한이 탱크 한 대 움직이는 데, 군용기 한 대 띄우는 데, 미사일 한 발 쏘아올리는 데, 군대를 이동하는 데, 농산품과 공업제품을 소비지까지 실어 나르는 데, 주민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데까지 전적으로 중국의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 석유 없인 전쟁도 못한다.
중국 석유는 북한에 응급실 환자가 끼고 있는 산소마스크 같은 생명선이다. 이런 사정을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김경술 박사가 실감 나게 설명했다: “원유 100%, 석유제품 9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중국이 송유관을 잠가 버리면 북한은 며칠을 못 버틴다. 순식간에 국가시스템이 무너지고 사회 전체가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진다.”
중국이 북·중 석유커넥션을 끊는 것, 그것만이 엽기적인 김정은을 길들이는 지름길이다. 그 답을 중국도 알고 우리도 안다. 문제는 중국이 그 수단을 쓰지 않는 데 있다. 중국이 북핵에 반대한다면서, 친중파 고모부와 한때 중국이 보호했던 이복형을 암살한 패륜아 김정은에 분노하면서도 대북 석유 공급을 못 끊는 이유는 무엇인가.
결국 중국은 석유를 최후의 카드로 남겨둔다는 것이다. 그에 앞선 단계의 조치가 북한산 석탄 수입 중단 결정이다. 북한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석탄의 수출길이 막히는 것은 분명히 북한에는 심각한 타격이다. 중국으로서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21호에 대한 전례 없는 동참이다. 안보리가 정한 북한의 올해 석탄 수출 상한선은 금액 기준 4억 달러, 물량 기준 750만t이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산 석탄 수입 중단을 내년과 그 이후에도 계속할지는 미지수다. 더 중요한 건 북한이 석탄 수출길이 막혔다고 순순히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할 것인가다. 아마도 북한은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워싱턴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잘 읽어야 한다. 북한이 지난 12일 이동식 발사대에서 고체연료로 북극성-2형 탄도미사일 실험을 한 것이 미국을 극도로 자극해버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가 “매우 매우” 심각하여 강력하게 다루겠다고 선언했다. 의회도 연일 대북 초강경 조치를 계속 촉구하고 있다. 초강경 조치에는 북한 핵·미사일 시설에 대한 선제타격이 포함된다. 엽기적 김정은과 난폭한 트럼프가 마주 보고 충돌 궤도를 달리는 상황이이다.
정상적인 사고회로가 막혀버린 김정은이 어떤 망동을 더 저질러야 중국은 최후의 카드를 쓸 것인가. 미국이 북극형-2형에 긴장하는 데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 이제 북한 미사일 기술이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사정거리 1만㎞ 이상으로 미국 본토에 닿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장은 시간문제라는 판단이다. 그래서 트럼프 정부의 네오-네오콘들은 선제타격을 진지하게 고려한다.
선제타격은 전쟁을 의미한다.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타령만 하지 말고 대북 석유 카드를 쓸 때다. 먼저 북한에 최후통첩을 하고 3~6개월 안에 핵·미사일을 동결하지 않으면 한 달에 5만t 또는 10만t씩 대북 석유 공급을 줄여나가야 한다. 그래도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로 도발을 계속하면 그때는 대북 송유관을 완전히 잠가 버리는 것이다.
김영희 칼럼니스트·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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