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의 조건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배산임수(背山臨水)이다. 산에서는 화기(火氣)가 나오고 물에서는 수기(水氣)가 나오니까 불과 물의 배합이다.
인자요산(仁者樂山)은 사람이 산에 다니면서 화기를 받으면 에너지가 빵빵하게 들어오니까 여유가 생긴다는 뜻이다. 에너지 고갈되면 각박하고 여유가 없다.
지자요수(知者樂水)는 물을 가까이하면 조급증과 과열되는 증상이 줄어든다는 이야기이다. '배산임수'가 된 장소는 에너지도 넉넉해서 사람이 인정도 있고, 마음도 차분하게 가라앉아서 판단도 잘하게 된다.
배산임수를 한반도에 대입하면 배산은 중국이다. 대륙의 에너지이다. 임수(臨水)는 어디인가? 일본과 미국으로 상징되는 해양 세력 아니겠는가. 한반도가 풍수적으로는 배산임수 명당이지만 지정학적으로는 대륙과 해양이 충돌하는 곳이다. 시절인연이 좋을 때는 이 만남이 융합으로 작용할 것이다. 시절인연이 좋지 않으면 이 두 세력의 만남이 전쟁으로 나타난다. 역사를 돌아보면 애석하게도 융합보다는 충돌이 많았다. 충돌의 시작은 663년에 벌어진 백강전투(白江戰鬪·금강 일대)이다. 이때는 당나라와 신라 연합군이 대륙이었고 백제 부흥군과 일본 지원 병력이 해양 세력이었다.
임진왜란도 배산과 임수의 충돌이었다. 만약 일본 측이 조선에 요구한 정명가도(征明假道) 조건을 조선이 글자 그대로 받아들여서 명나라 공격에 선선히 길을 열어주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조선 민중의 피해가 적었을까? 결과적으로 대륙인 명나라 방어해주다가 조선만 절단(切斷) 난 것 아닌가. 역사에는 가정(假定)이 없다고 하지만 바둑을 두고 나서 반드시 복기하는 이치처럼 현재적 시점에서의 '역사의 가정'이 '바둑의 복기'에 해당한다.
1894년 청·일전쟁도 대륙과 해양의 충돌이었다. 애꿎게 한반도가 그 전쟁터였다. 6·25도 그렇다. 미국이라는 해양과 중국이라는 대륙의 충돌이었다. 중국의 엄청난 미세 먼지는 한국인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있고 중국 동해안에 조만간 들어서게 될 수십 개의 원전(原電)도 고장 나면 한국에 방사능을 퍼붓게 된다. 무역 보복까지. 파도 치는 것도 문제이지만 뒷산에서 벌어지는 산사태가 더 한국을 못살게 괴롭히는 깡패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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