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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 할말없다"는 틸러슨 美국무에 '비난 포화'

바람아님 2017. 4. 5. 23:53
뉴스1 2017.04.05. 14:51

"3개 문장으로 된 퉁명스러운 성명"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자료사진> © AFP=뉴스1

북한이 5일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미국 국무부가 내놓은 이례적으로 짧은 성명을 놓고 미국 언론의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전략에 따른 것이란 진단도 있지만 대다수는 비난의 화살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 겨눴다.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북한이 또다시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충분히 말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라고 밝혔다. 성명의 일부가 아니라 이것이 전부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AFP통신 기자 데이브 클락은 트위터에서 성명 전문을 올리며 "트윗에 적합하다"고 비아냥됐다. 또 "성명은 23개 단어로 돼 있는데 누구도 비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CNN은 틸러슨 장관이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이상하고 혼란스러운 성명"을 발표했다면서 "외교에서 모호함은 위험한 것이다. 말은 중요하다. 오해는 국제적 사건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매체 CNBC는 국무부가 "3개 문장으로 된 퉁명스러운 성명을 내놓았다"면서 이를 놓고 "여러 정책 전문가들이 놀랍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며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핵심 외교정책 참모인 로라 로젠버거의 트위터를 소개했다.

로젠버거는 "내가 한 번이라도 이렇게 썼다면 난 해고됐을 것이다. Wtf(욕설)"라고 의견을 남겼다.

© 미 국무부

미국 매체 '더 위크'는 짧은 성명 작성의 의도와 관련해 "틸러슨 장관은 김정은이 갈망하는 관심을 주지 않길 원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그는 취임 3개월도 되지 않아 할 일을 완전히 내놓았다"고 비난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백악관 선임고문인 재러드 쿠슈너를 언급했다. '더 위크'는 "이것이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뜻이라면, 틸러슨 장관은 쿠슈너 태그를 달고 “(국무장관은)바로 너다”라고 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쿠슈너 고문이 최근 중동 정책 등 외교 문제에 깊이 관여하며 활동 폭을 넓히고 있는 상황을 함께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조셉 던포드 미 합참의장과 함께 이라크를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쿠슈너 고문은 최근에는 미중 정상회담 공동성명 초안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국무부 공식라인보다 쿠슈너가 더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일 메이저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틸러슨 장관에 대한 비판은 이번 성명만으로 나온 것은 아니다. 국무장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은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디 애틀랜틱'은 전일 미 국무장관은 "행정부의 외교 정책 해설자이자 외교 정책에 관한 대통령의 선임 고문"이라면서 "국가의 최고 외교관으로서 협상을 벌이고 미국 외교 정책에서 세세한 부분을 다뤄야 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백악관이 국무부 예산을 29% 삭감했고, 대변인을 구하지 못해 수주간 브리핑이 중단됐으며 아시아 순방 때 기자는 단 한 명만 대동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담을 거의 불참할 뻔 했으며, 쿠슈너 고문이 이라크를 먼저 방문했다는 점 등을 들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국무장관은 자신의 할 일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