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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이 주의 책] 생각하는 힘 잃은 인류가 사는 곳 '디스토피아'

바람아님 2017. 11. 9. 17:17

(조선일보 2017.11.10 양지호 기자)


'멋진 신세계'

[이 주의 책] 생각하는 힘 잃은 인류가 사는 곳 '디스토피아'


[이 주의 책] 생각하는 힘 잃은 인류가 사는 곳 '디스토피아'▲ /ⓒ노키드|푸른숲주니어


유토피아(이상향)의 반대는 디스토피아죠. 20세기 초에는 어두운 미래 사회를 그린

디스토피아 소설이 많이 나왔어요.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인류의 장래가 마냥 밝지만은 않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일 거예요.


영국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1894~ 1963)가 쓴 '멋진 신세계'는 두 차례 세계대전

사이 짧은 평화가 찾아왔던 시기인 1932년에 나왔어요.

'멋진 신세계'는 세계대전이 벌어져 기존 인류 문명이 거의 파괴된 지구를 배경으로

해요. 전쟁 때부터 600년 정도 시간이 흘러 과학이 극도로 발달하자 사람들은 더 이상

태어나지 않아요. 공장에서 인공수정으로 만들어지지요.


세계 정부가 들어서고 전쟁은 사라졌어요. 취업 걱정도 없어요.

인류는 알파부터 엡실론까지 여섯 계급으로 나뉘고, 그 계급에 맞는 직업을

갖게 되지요. 소비할 물자도 풍부해요. 절약이라는 말은 이제 쓰지 않아요.

'더 소비하라. 새것을 쓰라'는 말만 나오지요.

놀거리도 풍부해요. 장애물 골프 같은 새로운 스포츠를 즐기죠.


그래도 심심하다? 그러면 방법이 또 있어요. '소마'라는 알약이에요.

"환상적 효력을 지닌 소마가 있으니까.

한나절이면 2분의 1그램, 주말을 통째로 편안하게 보내려면 1그램이면 충분하지."

뭔지 느낌이 오나요? 바로 중독성을 가진 마약이에요.

왜 이곳이 디스토피아일까요?


'멋진 신세계' 속 사람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거의 없어요.

인간은 그저 사회의 한 부품에 지나지 않아요.

태아 시절부터 조건반사와 수면 암시 교육으로 세뇌당하면서 크지요.

열대 지역에서 평생 노동하며 살아야 하는 인간들은 그런 환경에 불만을 갖지 않도록 어릴 때부터 추운 환경에서 고통을 줘요.

따뜻한 환경에서 편안함을 느끼도록 교육하는 거지요.

책은 이런 '멋진 신세계' 주민들이 '야만인'이라 부르는, 마치 고대 인류 보존 구역 같은 곳에서 자라난 순수한 인류를

만나 벌어지는 사건을 그려 나가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나온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와 더불어 디스토피아를 그린 대표적 작품이에요.

두 책은 결정적 차이가 있답니다.

'1984'는 생각과 행동이 철저히 감시당하고 통제당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죠. 쉽게 말해 북한 주민 같은 삶이에요.

하지만 '멋진 신세계'는 물질적으로 풍족하지만 통제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세뇌당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예요.

오웰은 책 읽는 걸 금지당하는 일을 두려워했고, 헉슬리는 아무도 책을 읽고 싶어 하지 않는 시대를 두려워한 셈이에요.


갈수록 물자는 풍족해지고 즐길거리는 많지만 깊은 생각은 하기 어려운 지금,

오웰보다는 헉슬리가 그렸던 암울한 미래가 더 섬뜩하게 다가와요.

어려운 책일 수 있지만 10대를 위한 새로운 번역본이 최근 나왔답니다.


 
 
       


책소개
 
영국의 소설가이자 평론가인 헉슬리는 해박한 지식과 날카로운 위트, 명석하고 이지적인 문체를 통해

현실의 다양한 가치의 혼돈 속에 자아를 해체하는 과정을 실험적으로 보여준 천재적인 작가이다.

1932년에 발표한 <멋진 신세계>는 야만인 청년을 통해 두 세계, 즉 유토피아 세계와 원시적인 세계를 제시한 작품이다.
 
문명 비판적 풍자와 도덕적 교훈이 잘 맞물려 현대 문명사회를 희화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진보주의에 대한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이 작품은 20세기에 쓰인 미래소설 중 가장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누구도 불행하지 않은 시대. 아픔이나 배고픔 같은 육체적인 고통뿐만 정신적인 고통도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런 결핍 없이 원하는 모두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곳, 죽음마저 감미로운 멋진 신세계. 이곳에서는 모두가 행복하다.
 
하지만 그 행복이 진실일까?

이곳에서 태어나는 사람들은 알파에서 엡실론까지 다섯 가지 계급으로 나뉘어 시험관 안에서 자기 계급에 맞게 맞추어져

태어난다. 필요에 의해서 똑같은 일을 하도록 만들어진 수십 명의 쌍둥이들. 그들은 정해진 운명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사회에 순종하면서 자신이 처한 위치가 다른 누구보다도 행복하다고 생각하도록 교육받는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그러한 가치관이 태어나기 전부터 수면학습이나 전기 자극 등을 통해 몇 백 번씩 반복하여 학습된

것이라면 그 행복을 진실한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느 날, 신세계와 떨어진 원시지역에서 살다가 이곳으로 초대된

원시청년 존은 이들의 행복에 몹시 당황한다.

그는 그들의 가치관에 동의하지 못하며 자신이 불행해질 수 있는 권리를 찾으려 한다.
 
[알라딘 제공]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윤길순/해와나무/ 2016/ 355 p
청808-ㅊ258ㅎ-1/ [정독] 청소년자료실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정승섭;바나나몽스 그림/ 혜원출판사/ 2010/  334 p
843-ㅎ485먹/ [정독]청소년자료실/ [강서]3층 어문학실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소담출판사/ 2016/ 400p
843-ㅎ485먹=2 / [정독]어문학족보실(2동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