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7.09.22 장동선 뇌과학자·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박사)
[장동선의 뇌가 즐거워지는 과학]
김학진 '이타주의자의 은밀한 뇌구조'
/장동선 박사
아버지는 싫은 소리를 잘 못 하신다. 그래서 누군가 부탁을 해오면 늘 들어주는 편이었다.
90년대 말 IMF 때문에 경제적으로 힘들 때도 무언가 물건을 사달라는 친구가 있으면 어머니 몰래
사주곤 했다. "그래도 우리가 조금이라도 더 여유 있으니 도와줘야 하지 않겠니?" 아버지의 논리였다.
아버지는 분명히 많은 사람이 보기에 이타적 가치를 추구하였고 평판도 그러했다.
그러나 함께 사는 어머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 눈에 좋은 사람으로 보이려고 가장 가까이 사는 가족이 손해를 보는 것을 감수한다면 그야말로
결국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 행동이 아니냐는 것. "나한테는 왜 그렇게 못 하는데?" 어머니의 논리였다.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고 좋은 일을 하는 근원에는 이타주의가 있을까, 이기주의가 있을까?
고려대 김학진 교수의 '이타주의자의 은밀한 뇌구조'(갈매나무 刊)는 이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사실 수많은 종류의 사회적 가치들은 대부분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에서 탄생된다"고 그는 말한다.
우리가 SNS 에서 다른 사람들의 반응과 댓글에 집착하는 이유, 그리고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 같은 인물이
많이 기부하는 이유 등 일상 실례들이 여러 뇌과학 연구와 어우러져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질문들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와도 밀접하다.
최근 특수학교 설립 건 때문에 장애가 있는 아이들 부모가 무릎을 꿇었다.
아이들이 학교 다닐 권리만은 포기할 수 없다며 눈물짓는 어머니들 모습이 많은 이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내 아이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무릎 꿇고 눈물 흘리는 어머니들의 아픔과 간절함에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들을 격한 말과 행동으로 공격하는 또 다른 사람들 모습은 몹시 이기적으로 보여 분노를 일으킨다.
왜 우리는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을 보면 같이 마음이 아프고, 이기적 행동을 보면 같이 분노하는
것일까?
또한 왜 어떤 이들은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고 상대를 이해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일까?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질문들이다.
우리 뇌가 경험하는 즐거움과 행복, 고통과 불행은 늘 뇌가 책정한 기대치에 따라 달라진다.
서로의 아픔에 대해서 조금만 더 공감해주고 이해해주자.
그것이 우리 모두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지는 길이다.
책소개 이타주의자의 은밀한 뇌구조 : 뇌과학, 착한 사람의 본심을 말하다 이타주의자들의 본심을 뇌과학으로 살피다! 이타적 동기의 근원에 있다는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흔히 선의에서 비롯된다 여겼던 이타적인 행동을 뇌의 '생존 전략'과 연결 지어 설명하는 것이다. 저자는 사회 구성원들을 향한 이타적 행동은 개인의 생존 가치를 높여주는 중요한 전략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뇌과학을 통해 이타주의를 새롭게 해석하는 이 책은 인간의 도덕적 직관 능력이 가진 성장 가능성을 탐색한다. 1부에서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 '인정 욕구'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남들 눈치를 보며 선택을 내리는 심리와 인정 욕구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아본다. 2부에서는 나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 동기의 이면을 뇌과학적 관점에서 파헤쳐본다. 의사결정과 관련된 다양한 뇌 구조에 대한 설명과 뇌의 생존 전략이라는 관점의 이타주의를 바라본다. 마지막 3부에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합리적 이타주의자'가 되길 권한다. 인정 욕구를 건강하고 합리적인 이타주의로 발전시키는 방법을 소개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같이 읽을 책>
|
[장동선의 뇌가 즐거워지는 과학] |
지나친 성욕이 유전자 때문이라는 변명 (조선일보 2018.03.17) 사람들은 왜 '가짜 전문가'에 열광하는가 (조선일보 2018.02.09) 999일 동안 행복했던 칠면조가 1000일째에 맞은 운명은? (조선일보 2018. 1. 5) 고양이가 사랑한 홍어 맛을 우리도 알 수 있다면 (조선일보 2017. 12. 1) 수다와 호기심이 과학자를 춤추게 한다 (조선일보 2017. 11. 3 ) 他人에게만 잘하는 아버지… 그는 이타주의자인가 (조선일보 2017. 9. 22 ) 年 달걀 소비량 135억개… 문제는 살충제가 아니다 (조선일보 2017. 8. 25 ) 여고생의 초등생 살해… 그녀는 사이코패스일까? (조선일보 2017. 7. 29 ) [과학과 세상] [최형섭의 세상을 상상하는 과학] |
'人文,社會科學 > 科學과 未來,環境'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킹의 경고 "섭씨 460도 고온 속 황산비 .. 그날 오기전 지구 떠나라" (0) | 2018.03.21 |
---|---|
[만물상] 자율주행차 사망 사고 (0) | 2018.03.21 |
[장동선의 뇌가 즐거워지는 과학] 지나친 성욕이 유전자 때문이라는 변명 (0) | 2018.03.17 |
"별이 우주로 떠났다" 호킹 타계에 지구촌 애도 물결 (0) | 2018.03.15 |
[과학과 사회] '5년 정부' 따라 춤추는 과학기술 (0) | 2018.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