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살인적인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30도를 웃도는 온도도 문제이지만 푹푹 찌는 습도가 더 견디기 어렵다. 이럴 땐 그냥 홀딱 벗고 지냈으면
좋겠다. 집에서는 물론이고 밖에서도 그냥 벗고 다닐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인간은 과연 언제부터 옷을 입기 시작했을까? 1988년 미국 콜로라도대학 고고학자들은 러시아 코스텐키 지방에서 동물의 뼈와 상아로 만든 바늘들을 발견하곤 그것들이 기원전 3만~4만년 전에 사용된
것들이라고 발표했다.
인간이 처음으로 옷을 입기 시작한 시점을 찾는 노력은 엉뚱하게도 기생충 연구에서 단서를 얻고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인류학자들은 사람이(human louse)의 유전자를 분석하여 인간이 약 10만7000년 전부터 옷을 입기 시작했다고 추정한다. 인간은 영장류 중에서 유난히 털이 없는 종이기 때문에 사람이는 옷의 출현과 더불어 비로소 번성했을 텐데, 이 시기가 우리 조상들이 아프리카를 벗어나 보다 추운 지방으로 이주하기 시작한 5만~10만년 전과 얼추 맞아떨어져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옷을 입는 관습은 오로지 인간 세계에만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동물을 연구하는 내 눈에는 옷을 입는 동물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수서곤충의 일종인 날도래 애벌레는 작은 돌이나 나뭇조각들을 이어 붙여 매우 정교한 튜브 모양의 구조물을 만들고 그 속에 들어가 산다. 그런데 이 구조물이 어딘가에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애벌레가 돌아다닐 때 늘 함께 움직인다는 점에서 나는 그것을 집이 아니라 일종의 옷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바닷가에도 흔하게 기어 다니는 집게도 사실 집을 지고 다니는 게 아니라 일종의 갑옷을 입고 다니는 것이다. 인간이 성장하며 때맞춰 새 옷을 사 입어야 하는 것처럼 집게들도 몸집이 커지면 점점 더 큰 고둥 껍데기를 구해 갈아입는다.
그런가 하면 달팽이는 집게와 마찬가지로 단단한 껍질을 이고 다니긴 해도 그것이 주변 환경에서 얻은 게 아니라 스스로 물질을 분비하여 만든 것이라는 점에서 옷이 아니라 피부나 가죽의 연장으로 봐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검사들의 '옷'은 아무래도 달팽이보다는 집게의 껍데기에 더 가까운 듯싶다. 동기가 검찰총장만 되면 모두 훌렁훌렁 벗어던지니 말이다.
인간이 처음으로 옷을 입기 시작한 시점을 찾는 노력은 엉뚱하게도 기생충 연구에서 단서를 얻고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인류학자들은 사람이(human louse)의 유전자를 분석하여 인간이 약 10만7000년 전부터 옷을 입기 시작했다고 추정한다. 인간은 영장류 중에서 유난히 털이 없는 종이기 때문에 사람이는 옷의 출현과 더불어 비로소 번성했을 텐데, 이 시기가 우리 조상들이 아프리카를 벗어나 보다 추운 지방으로 이주하기 시작한 5만~10만년 전과 얼추 맞아떨어져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옷을 입는 관습은 오로지 인간 세계에만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동물을 연구하는 내 눈에는 옷을 입는 동물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수서곤충의 일종인 날도래 애벌레는 작은 돌이나 나뭇조각들을 이어 붙여 매우 정교한 튜브 모양의 구조물을 만들고 그 속에 들어가 산다. 그런데 이 구조물이 어딘가에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애벌레가 돌아다닐 때 늘 함께 움직인다는 점에서 나는 그것을 집이 아니라 일종의 옷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바닷가에도 흔하게 기어 다니는 집게도 사실 집을 지고 다니는 게 아니라 일종의 갑옷을 입고 다니는 것이다. 인간이 성장하며 때맞춰 새 옷을 사 입어야 하는 것처럼 집게들도 몸집이 커지면 점점 더 큰 고둥 껍데기를 구해 갈아입는다.
그런가 하면 달팽이는 집게와 마찬가지로 단단한 껍질을 이고 다니긴 해도 그것이 주변 환경에서 얻은 게 아니라 스스로 물질을 분비하여 만든 것이라는 점에서 옷이 아니라 피부나 가죽의 연장으로 봐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검사들의 '옷'은 아무래도 달팽이보다는 집게의 껍데기에 더 가까운 듯싶다. 동기가 검찰총장만 되면 모두 훌렁훌렁 벗어던지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