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갈수록 아름다워지는 걸까? '아름다움'의 기준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프랑스의 한 사회학자가 분석한 결과를 보면 대체로 그렇다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프랑스인들은 19세기 이래 키가 커지고 날씬해졌다.
1830년 163cm였던 남녀 평균키는 1950년에 170cm, 2004년에는 177cm가 되었다.
체중은 1960년대 이래 남성은
평균 360g, 여성은 700g 감소했다
(다만 과체중인 사람의 수도 동시에 늘어났다).
영양 공급이 개선되어 사람들은 더 건강해졌고, 위생
상태도 많이 좋아졌다.
1950년대만 해도 프랑스의 서민들은 겨우 한 달에 한 번 샤워를 했지만, 오늘날에는 거의 매일 한다. 미용 상품
판매액은 1965년부터 1985년 사이 4배 증가했고 1990년부터 2000년까지 다시 두 배 증가했다. 미용수술은 현재 매년 10만 건 정도
시술되며, 전체 인구의 6%가 미용수술을 했다고 한다.
통통한 몸매보다 마른 몸매를 선호하는 것은 1930년대 '남자아이 같은
여성(gar�sonne)' 모델로부터
시작되었다가 1970~80년대에 일반화되었다.
그것은 단순히 마른 게 아니라 유연하고 역동적인 몸으로
젊음을 나타내는 표시라 할 수 있다.
몸에 대한 관념이 크게 변화한 시점은 1970년대였다.
이때부터 미니스커트나 꼭 끼는 옷을
입어 자신의 몸매를 드러내는 방식이 널리 퍼졌다.
이는 단순히 성적 매력을 발산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은 나의 것이며,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아름다움의 기준 자체가 다양해졌다.
1950년대만 해도 누구나 대개 동의하는 아름다움의
전범(典範)이 존재했지만, 오늘날에는 각자 자신의 개성 있는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이제 아름다움은 타고난 운명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가는
'기획'이 되었다.
자신의 외양을 변화시키는 이 현상은 소비사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미래보다 현재에 더욱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고,
무엇보다 내 몸에 더 큰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이는 또한 개인주의의 강화로도 해석된다. 대담한 노출은 '난잡함'의 표시가 아니라 오히려
나를 적극적으로 드러냄으로써
남이 넘어오지 못하는 '나의 경계'를 강화하는 것이라 한다.
프랑스의 사례 분석은 분명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프랑스의 사례 분석은 분명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우리 역시 유사한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서구 사회에서 일어난 변동이 훨씬 짧은 기간 동안에 더 빠르고
격렬하게 진행되었고,
더 나아가서 이제는 서구와는 다른 특성들을 만들어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