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SUNDAY 2023. 7. 22. 00:24
모자 차양의 그림자가 남자의 얼굴을 어둡게 해서, 마주 선 여인의 얼굴을 환한 쪽으로 띄워 올리고 있다. 주름진 얼굴들을 마주한 채, 투박한 손을 정중히 서로의 몸에 얹고 춤을 추는 사람들. 여인의 머리를 감싼 연분홍빛 스카프의 실루엣은, 배경으로 흐르고 있을 음악의 선율을 시각화하고 있는 듯하다.
사진의 고전적인 힘을 보여주는 이 사진은, 지극히 고요한데도 보는 이의 가슴을 방망이질해서 자기 안의 울림을 듣게 한다.....언론사 기자로 일하다 프리랜서 사진가로 분투 중인 최형락은, 어떤 사진을 찍더라도 그만의 고요하고 차분한 정서가 사진 속에 함께 담긴다는 평을 듣는다.
키이우의 한 지하철역에서 일요일이면 열리던 시민들의 ‘댄스 모임’은 전쟁으로 한동안 중단되었다가 올해 다시 재개되었다.....전쟁의 폭압도 끝내 그들의 춤을 앗지 못했음을 보여줌으로써, 삶을 다시 희망이게 한다.
최형락의 사진 시리즈 ‘배어든 전쟁’은, 우리나라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동료 사진가에게 수여하는 상인 올해의 ‘온빛사진상’을 수상했다.
https://v.daum.net/v/20230722002423941
[사진의 기억] 전쟁도 그들의 춤을 앗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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