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23. 7. 25. 04:30
지난주부터 쏟아진 집중호우 탓에 전국적으로 커다란 인명피해가 났다. 경북지역은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했고, 예천군을 비롯해 인근 지역인 봉화군과 영주시는 토사와 바위들이 밀려들어 집과 농장이 부서지며 많은 실종자가 발생했다.
빗물이 부딪치는 차창 너머로 어둠이 내리는 고속도로를 바라보던 중 저 멀리서 엷은 빛을 발견했다. 차가 점점 그 빛으로 가까이 가는 순간 갑자기 산불이 난 듯 타올랐다. 난생처음 노을이 산 전체를 새빨갛게 물들이는 풍경에 넋이 나가 일단 차를 세웠다. 차 밖으로 나와 보니 노을빛에 물든 구름은 폭포처럼 산과 산 사이로 흘러내렸다. 석양은 어둠이 밀려오기 전 혼신을 다해 빛을 발하며 천지를 빨갛게 삼켜버렸다.
비구름 뒤에는 언제가 맑은 하늘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에 찬란한 노을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희망을 품어보길 간절히 빌어본다.
https://v.daum.net/v/20230725043054164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폭우 속 희망 건넨 ‘불타는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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