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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기초과학을 가능케 해준 선배들께 감사드립니다” [박종인의 땅의 歷史]

바람아님 2023. 8. 9. 03:47

조선일보 2023. 8. 9. 03:03

350.끝·공화국 대한민국⑩: 대덕연구특구 50주년과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

대전(大田)은 조선 후기 고지도에 드문드문 나오던 지명이었다. 공주와 충주, 청주 그리고 회덕과 진잠, 연산, 옥천 등지가 사람이 살던 도시였다. 러일전쟁이 임박한 1903년 12월 28일 일본 정부는 ‘경부철도 속성 명령(京釜鐵道速成命令)’을 공포하고 군사철도 경부선을 대전천(大田川) 옆을 지나는 노선으로 확정했다. 

지금은 호남선이 대전 북쪽에서 분지하지만, 그때 경성에서 목포로 가려면 대전에서 멈췄다가 열차 기관차 방향을 바꿔 달아야 했다. 소요 시간은 10분이었다. 0시 40분에 열차가 대전역에 도착하면 승객들은 10분 동안 구내 국숫집에서 가락국수를 먹고 객차에 오르곤 했다. 목포행 열차는 0시 50분에 출발했다.

1979년 10월 25일 오후 1시 20분, 단지 구축을 총괄하는 대덕단지관리사무소에 대통령 박정희가 불시 방문했다. 종합상황실에는 박정희가 쓴 휘호 ‘과학입국 기술자립’이 걸려 있었다.....2023년 현재 대덕연구개발특구는 2000만평 넘는 부지에 30여 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과 295개 기업 연구소, 1000여 벤처·중견기업과 대학이 모여 있는 국내 최대 원천 기술 공급지가 됐다. 식민지 본국 일본인들이 건설한 도시가 과학도시로 변한 것이다.

2018년 라온(RAON) 중이온가속기 설치가 시작됐다. 설비와 장비, 건물과 부지까지 1조5000억원짜리 초대형 프로젝트다. 중이온가속기는 우주 탄생의 비밀을 풀 수 있는 희귀 동위원소를 탐색하는 장비다. 물론 이 과정에서 2차전지와 신물질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당장 돈이 되는’ 응용과학 기술과 거리가 멀다.

선배 과학자들에게 무한히 감사하고 대한민국에 감사하다. 이제 없는 것은 경험뿐이다.” 식민도시 대전은 과학도시로 변신했다. 가난한 신생 공화국은 웅장한 대한민국이 됐다. 그 공화국이 미래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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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기초과학을 가능케 해준 선배들께 감사드립니다” [박종인의 땅의 歷史]

 

“대한민국 기초과학을 가능케 해준 선배들께 감사드립니다” [박종인의 땅의 歷史]

대전의 탄생과 대전발 0시 50분 대전(大田)은 조선 후기 고지도에 드문드문 나오던 지명이었다. 공주와 충주, 청주 그리고 회덕과 진잠, 연산, 옥천 등지가 사람이 살던 도시였다. 러일전쟁이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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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있는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 수소(H), 헬륨(He) 같은 가벼운 원자를 발사해 충돌시켜 다양한 동위원소를 만드는 장비다. 이들 가운데 ‘극도로 짧은 순간만 존재하는’ 희귀동위원소가 연구 대상이다. 거대하게는 우주 탄생의 비밀 규명부터 2차전지 생산까지 이 장비를 통해 연구할 수 있다. 지금껏 대한민국을 먹여 살린 ‘돈 되는’ 응용과학이 아니라 성과가 언제 나올지 불확실한 기초과학에 대한민국이 눈을 돌리고 있는 물증이다. 기초과학연구원 산하 중이온가속기연구소 소장 홍승우가 말했다. “대한민국과 선배 과학기술자들에게 무한히 감사하다”고./박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