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3. 10. 25. 03:06
어쩌면 나는 합의하에 결정된 역사가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른다. 아니면 전과 똑같은 역설이거나. 즉, 바로 우리 코앞에서 벌어지는 역사가 가장 분명해야 함에도 그와 동시에 가장 가변적이라는 것. 우리는 시간 속에 살고, 그것은 우리를 제한하고 규정하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역사를 측량하게 돼 있다. 안 그런가? 그러나 시간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 속도와 진전에 깃든 수수께끼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역사를 어찌 파악한단 말인가. -줄리언 반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중에서 |
교통 혼잡을 초래했던 오랜 공사를 끝내고 광화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왕이 백성과 소통하던 월대를 복원했다고 한다. 중국 사대의 표상이라며 세종대왕이 반대했던 경복궁 월대는 1866년에 만들었다. 국사 수업의 기억을 더듬어봐도 대원군의 경복궁 중건의 목적은 왕권 강화였다. 원납전 강요, 당백전 발행, 높은 세금과 무리한 인력 동원은 조선의 몰락을 가속했다.
보수를 자처하는 국민의힘의 영어 표기는 ‘People Power Party’다. 중화인민공화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인민도 ‘People’이다. 조선을 이상적인 국가라 믿고 북한에 대한 경계심은 지우고 일본을 적대시하는 게 대세다.
광화문은 왜 고작 57년간 존속하다 1923년에 없어진 형식을 고집할까? 과거를 해석하는 방식이 현재의 자화상이자 그 사회의 미래다. 100년 후엔 대한민국 발전사를 복원하는 열풍이 불기를 바란다.
https://v.daum.net/v/20231025030658916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237] 역사의 복원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큰글자)
줄리언 반스 장편소설
저자 줄리언 반스 | 역자 최세희
출판 다산책방 | 2019.7.15.
페이지수 267 | 사이즈 190*282mm
판매가 서적 2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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