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3. 12. 14. 00:21 수정 2023. 12. 14. 00:22
“일본의 젊은 세대는 1980년대와 같은 경제 호황을 원하지 않습니다. 절반 이상은 차라리 지금이 낫다고 생각하죠.” 최근 일본의 한 대학교수에게 전해 들은 얘기다. 소위 MZ세대는 버블 경제(자산 가격 폭등) 붕괴 이후 ‘잃어버린 30년’을 겪으면서 고도성장의 후과를 더 두려워하게 됐다는 의미다.
비슷한 맥락에서 일본 노조의 최대 목표는 임금 인상이 아닌 고용 유지라고 한다. 내 월급이 오르는 것보다 또 다른 가족 구성원도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이 결과적으로 가계 소득을 늘린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고용이 나빠지면 사회적으로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범죄가 증가하는 등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다른 나라의 상황이라고 흘려들을 수 없었다. 반복된 경제 정책의 실패가 사회의 역동성을 얼마나 떨어뜨리는지 보여주는 것 같아서다. 일본 젊은 세대가 성장보다 분배와 안정을 추구하는 건 뼈아픈 학습효과의 결과일 것이다. 버블 붕괴 뒤 20년간 일본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0.8%였다. 분배에서 성장 위주로 경제 정책을 재선회한 ‘아베노믹스’ 기간에도 실질 경제성장률은 0.9%에 불과했다.
경제에 부담을 주는 저출산·고령화는 일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이럴 때일수록 중요한 건 저성장 위기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https://v.daum.net/v/20231214002151757
[노트북을 열며] 저성장보다 더 두려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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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젊은 세대는 1980년대와 같은 경제 호황을 원하지 않습니다. 절반 이상은 차라리 지금이 낫다고 생각하죠.” 최근 일본의 한 대학교수에게 전해 들은 얘기다. 소위 MZ세대는 버블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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