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4. 2. 20. 00:25
“트럼프를 참 모르고들 하는 일이다.”
한국 정부가 방위비 분담금을 놓고 미국과 조기 협상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지난 트럼프 정부에서 일했던 고위 인사가 한 이야기다.
올 초부터 국내 언론에선 한·미가 12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에 조기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026년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원래대로라면 내년부터 협상을 시작하면 됐다. 이례적으로 시기를 앞당긴 것은 다분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에 대비해서다....한국 정부 입장에선 지금의 분담금 수준을 못 박아두기 위한 발 빠른 조처라고 판단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 고위 인사는 “쓸데없이 트럼프의 관심만 끌 어설픈 수”라고 평가했다.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이 예년 수준으로 미리 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다면 어떨까. 트럼프의 시선은 단숨에 나토에서 주한미군으로 옮겨갈 게 분명하다. 바이든 정부의 실기를 찾느라 혈안이 돼 있던 그에게 선거 기간 내내 공격 소재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 정부가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물인 핵협의그룹(NCG)의 후속 단계를 문서화하려고 서두르는 것도 트럼프에겐 같은 맥락으로 읽힐 수 있다. 트럼프 2기라는 불확실성에 맞서 뭐라도 하는 것은 필요하겠지만, 눈에 안 띄게 할 자신이 없다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https://v.daum.net/v/20240220002502258
[글로벌 아이] 미 대선 전에 한미관계 ‘못박기’?…“트럼프 잘 모르고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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